김요환 "입대 동기들로만 소·분대, 육군 전체로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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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육군이 동기들만으로 소대와 분대를 꾸려 운영하는 방식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진행 중인 동기내무반도 확대해 추진하기로 했다.

 김요환(사진) 육군참모총장은 26일 경기도 의정부시 306 보충대대 입영식에서 열린 ‘부모와의 열린 대화’에서 “입대 동기끼리 분대나 소대를 만들어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의 군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내무반에서만 동기끼리 생활하고, 다시 일과 시간에는 상하 관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무생활과 군생활 모두 동기끼리 임무를 수행토록 하겠다”며 “시험 운영 중인 동기생 분·소대가 상당히 효과가 있어 육군 전체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일부 부대에서 상병들에 한정해 동기들끼리 생활관(내무반)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동기생 내무반 제도’를 시범 운영해왔다. 김 총장이 밝힌 ‘동기생 분·소대 운영 방침’은 일과 후 내무생활뿐 아니라 아예 훈련과 작전 등 군생활 전체를 동기생들로만 꾸린 분·소대를 운영하겠다는 의미여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다만 김 총장은 “그게 도저히 안 되는 부대도 있다”며 병사 상호 간 수평적 관계로 운영하는 것이 최전방 일반소초(GOP) 등의 부대들에선 어렵지 않은지 등을 점검해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에 따르면 현재 후방의 2개 부대에서 동기생 분·소대를 시범으로 운영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올 2월부터 6개월가량 시행해본 결과 반응이 좋다”며 “내년 10월까지 더 시행해본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65일 적과 대치해야 하는 최전방은 명령 계통의 질서가 중요하기 때문에 동기만으로 소대와 분대를 구성하면 유사시에 큰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분과위원 4명과 함께 보충대를 찾았다. 육군 측은 “육군참모총장이 보충대 입영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윤 일병 구타사망 사건 이후 그만큼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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