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방언 26년 간 집대성 … 대사전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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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김인기씨가 자신의 저서 『강릉방언대사전』을 들고 있다.

강릉 토박이 김인기(66)씨가 강릉 사투리를 집대성한 『강릉방언대사전』(동심방 刊)을 펴냈다.

 김씨는 유명 학자나 방언 전문가가 아닌 강릉시 청원경찰 출신. 방언대사전에는 그가 26년 동안 강릉지역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수집한 강릉사투리가 오롯이 담겨 있다.

 방언대사전은 1735쪽 분량에 2만4000개 단어를 수록할 정도로 방대하며, 사라지는 강릉지역 사투리를 담아 의미도 크다. 방언대사전은 강릉사투리와 관련해 김씨의 세 번째 저서. “잊혀져 가는 사투리를 모아보라”는 지인의 권고로 작업을 시작한 김씨는 1998년 『강릉방언총람』을 펴냈다. 이를 증·보판해 2004년 같은 제목의 책을 냈고, 10년 동안 이를 다시 보완한 것이 대사전이다. 총람과 달리 사전에는 어원의 예문을 표기하고 너무 긴 예문은 줄였다. 여기에 같은 뜻의 다른 사투리를 사용 빈도 순으로 표기했다. 사투리를 채록할 당시 주민이 들려준 얘기를 예문으로 수록, 당시의 생활상이나 풍습을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사전의 특징이다. ‘투박하고 억센 질감이 혀 끝에 묻어나는 구수한 뚝배기 장맛 같다’고 강릉 사투리를 평한 김씨는 “어원을 더 분석하고 정리해 2015년 완결판을 내겠다”고 말했다. 강릉사투리보존회는 26일 강릉문화원에서 사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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