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강착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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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뷰터풀, 뷰티풀』현장의 방송인은 경이를 넘어 시적감동을 억누르지 못한다. 「콜럼비아」호의 개선장면이다.
어떤 경우라도 우주선의 가장큰 위험은 대기권진입에서부터 시작된다. 공기와의 마찰로 우주선은 불이 붙은채 번개처럼 낙하한다. 지금은 상원의원이된 「존·글렌」은 62년 2월 「프렌드십」7호를 타고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마치 화구와 같다』고 지상에 알려왔다. 「콜럼비아」호의 경우 진입 순간의 연도는 마하 25, 이를테면 총알이 날아가는 연도의 10배쯤이다.
67년 4월23일 「소유즈」1호의 「코마로프」대령은 고도 7㎞에서 우주선의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지상에 추락, 사망했다. 「모스크바」시는 「스탈린」사망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았으며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렸었다. 소련당국은 낙하산줄이 엉켜 추락했다고 했으나 미국의 과학자들이 정보를 분석한 결과 대기권 진입때의 충격으로 자세제어장치가 고장나 애당초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것으로 설명했다.
무인우주선의 혹성착륙에도 착륙후 기계의 완변한 작동을 보장하려면 연착에 성공해야한다.
59년9월 소련의 「코스모스」2호는 달에 「명중」, 기계는 완전히 부서졌다. 66년2월에 비로소 소련의 「루나」9호가 달에 연착, 착륙기술에서 소련이 한발 앞선 느낌을 ndjT다. 그러나 69년7월 「아폴로」11호의 달착륙은 우주과학기술의 극치를 보여주어 미국기술은 단번에 소련을 압도했다.
이번 「콜럼비아」호는 낙하산을 펴고 지상이나 바다로 천천히 내려오는 「재래식」귀한방법이 아니라는데서 또하나의 신기원을 기록했다. 유인우주선의 대기권돌입기술은 이미 40여회의 우주선 회수로 숙달돼있었다. 이번 「콜럼비아」호의 성과는 어떻게 마하25로 대기권에 들어온 「날개달린 여객기」가 1시간만에 안전하게 활주로에 사뿐히 내릴수있었냐 하는 것이다.
비행기술의 또하나의 혁신이다. 결국 조종사가 한일은 기체의 수평을 유지하고 감속브레이크와 바퀴를 빼는 일에 불과했고 모든 비행통제는 완변한 컴퓨터작동에 의존했으니 컴퓨터기술의 혁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착륙기술도 새롭다. 일반여객기 처럼 역분사도 없었고 전투기처럼 낙하산을 펴는 일도 없었다.
감속을 위해 S턴, U턴의 곡예비행 끝에 착륙직전 글라이더 처럼 활공비행을 함으로써 연착을 가능케했다.
「콜럼비아」호의 착륙 2분전의 속력은 시속 4백41㎞. 일반여객기의 두배이상의 속도다. 그런데 도착륙후 1·5㎞밖에 다릴지않고 스톱했으니 DC-9 여객기와 똑같은 착륙거리다.
천연활주로 「모하비」사막에 내린것도 이채롭다. 딱딱하게 마른 호수바닥은 시멘트 바닥보다 부드럽게 바퀴를 받아주었고 어느 방향으로나 수㎞를 달릴 수 있는 면적이라 안전착륙에 도움이 됐다. 전투기나 수송기가 해변모래 사장에 착륙하고도 끄떡없는 이치와 같다.
우주에서 돌아온 여객기의 「나이스·랜딩」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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