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 모시면 세금 공제-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 노인공경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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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은 지금 출생률 저하와 평균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년의 4.9%에서 80년에는 8.9%로 늘었으며 90년에는 다시 11%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65세 이상 실버에이지의 인구는 1천만명을 넘고 있다.
이같은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을 맞아 일본에는 노인을 공경하고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살리자는 운동이 범국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총리부가 조사한 노친부양에 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은 80%.
그래서 아버지·아들·손자 3대가 한집에 사는 이른바 3세대 가족이 67년의 19.6%에서 71년에는 16.9%로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그 이후에는 16%대에서 10년 가까이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노인공경사상을 보급하고 자식이 부모를 모시도록 권유하기 위해 노령자를 모시는 납세자에 대해서는 특별공제혜택을 주는가하면 주택 공급면에서도 각종 우대 조치를 하고 있다. 세계상의 혜택 내용을 보면 소득세의 경우 납세자 본인이 65세 이상일 때는 연로자 공제혜택을 받는 것은 물론 70세 이상의 고령자를 모시는 납세자에 대해서도노인부양공제(35만엔)의에 별도로 5만엔의 특별공제를 인정한다.
주민세도 70세 이상 노인을 모시는 납세자에게는 일반부양공제(20만엔)의에 21만엔의 노인부양공제를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70세 이상의 노부모가 없는 4인 가족의 월수 40만엔 짜리 샐러리맨의 연간 세금은 소득세 36만 2천엔, 주민세 17만 6천 5백엔, 합계 53만 8천 5백엔이지만 이 샐러리맨이 70세 이상의 노부모를 모실 경우 세금은 소득세에서 13만 6천엔, 주민세에서 4만 1천 8백엔, 총 17만 7천 8백엔을 특별공제 받는다.
즉 노부모를 모실 경우는 세금을 3분의 1이나 덜 낸다.
주택공급 정책면에서는 노인을 모시는 가정에 대해 최소한 3개 이상의 침실과 정원을 갖춘 노인동거세대용 공영주택을 공급하거나 일본주택공단이 공급하는 아파트 분양에 우선 입주권과 대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고령자에 대한 우대제도는 이밖에도 다양하다. 70세 이상의 노인은 의료비를 국가(2/3)와 지방자치단체(1/3)가 전액부담, 무료로 치료를 받는다. 동경도에서는 70세 이상의 노인에게 실버·패스를 발급, 도에서 운영하는 지하철과 버스, 그리고 12개 민영회사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있다. 도립공원·동물원 등 유원지도 무료이고 영화관 입장권도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50%가 할인된다.
노령화 사회의 대두로 일본은 여러 면에서 보이지 않는 변화를 겪은 있는 것이 확실하다. 이제 실버에이지 문제는 우리에게도 남의 일만은 아니다.
다가오는 사회구조적 변화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응하느냐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라 할 수 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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