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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를 움직이는 극렬 여성 팬-그루피 여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유행음악을 즐기는 젊은 팬들은 다른 무대예술 장르보다 열광적으로 그들의 「우상」 을 대하고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비틀즈, 롤링·스튼즈, 애니멀즈 등 영국의 로크그룹이 본격적으로 미국 상륙을 시작하던 60년대 중반부터 로크 팬들의 열광도는 열기를 더해 이른바 그루피(Groupie)여족이라는 이색 10대 여성 팬들을 탄생시켰다.
로크 음악이 뿌리를 내리면서 그루피 여족이라는 말은 연예가의 보편적 술어로 통하게 될 정도로 그 인구를 늘리고 있다.
그루피 여족은 공연장에 몰려들어 기성을 지르거나, 손수건을 던지며 기절하는 팬들과는 차원부터 다르다.
이들은 스타와 관객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로크음악인들의 공연장·분장실과 주거지 내부로 접근, 과감하게 애정까지 교환하는 행동적이며 전문적인 여성 팬이다.
로크음악의 섹스어필과 마력은 이들 그루피 여족이 마련해준다는 예찬론도 있지만, 그루피 여족의 전문적 애정행각이 사생아·미혼모 등을 속출시켜 미국 연예계에선 사회문제로 등장,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일례로 「니코」라는 이름의 그루피는 「보브·덜런」이 「유럽」공연 중에 발굴, 「뉴욕」으로 데려온 이래, 전위미술가 「앤디·워훌」에 의해 전위예술의 스타로 성장했으나, 그 뒤를롤링·스톤즈의 「브라이언·존즈」를 비롯해, 「뉴욕」공연에 참가하는 수많은, 로크 스타의 전속 그루피로 전전했다.
1백여명 이상의 로크스타들과 정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 니크는 「에리크·앤더슨」 「팀·하딘」「레너드·코언」「잭슨·브라운」 등 일류작곡가들의 히트송 주제가 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지역의 「제퍼슨· 에어플레인」등 환각 그룹들을 전문으로 상대하던 「윌리」도 큰 명성을 떨쳤다. 로크음악 사교계의 히로인들로 지위가 향상되는 그루피 여족의 특징은 로크 음악의 감상능력은 물론 멤버교체, 정보, 출연스케줄 등에 누구보다 정통하며, 로크스타를 손아귀에 넣는 능력을 갖고있다.
또 이 여족을 다시 분류하면, 아마추어, 캠퍼스그룹을 대상으로 활동을 전개하는 견습 그루피, 매니저를 좋아하는 권력형 그루피, 스타들을 공략하기 위해 호텔 벽을 넘거나 승용차 혹은 헬리콥터로 추격전을 벌이는 곡예 그루피, 호텔보이나 보디가드를 뇌물로 격퇴시켜 통과하는 뇌물형 그루피, 파티를 열고 스타를 정복하는 사교계형 그루피 등이 그것.
이 보다 상위수준으론 레코드업계, 혹은 방송국 등 관련업계에 직장을 얻어 스타들을 쉽게 접근하는 위장 그루피,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며 호랑이를 잡기 위해 굴에 뛰어들어 남성스타들을 섭렵하는 입굴 그루피도 있다. 실제로 「린더·론슈타트」「올리비아·뉴튼존」「디보러·해리」「스티비·닉스」 등 대부분의 여성 로크가수들은 그루피여족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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