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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놓기 무섭게 팔리는 단지 내 상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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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요즘 상가 시장이 투자 열기로 뜨겁다. 신규분양상가 뿐 아니라 경매에 나온 상가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주택임대사업이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매력을 잃자 상가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오피스텔과 수익형 호텔이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떨어지자 상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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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는 내놓기가 무섭게 팔린다. LH가 올 3~7월 신규 공급한 197개 점포는 유찰 없이 모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3월 158%였던 평균 낙찰가율은 7월 225%까지 치솟았다. 예정가가 1억원인 상가가 2억2500만원에 낙찰된 것이다.

 상가를 지을 수 있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도 잘 팔린다. LH가 올 상반기 공급한 단독주택용지엔 5666억원이 몰렸다. 광주수완지구 단독주택용지는 9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충북혁신도시 경쟁률은 3303대 1이었다.

 경매시장에서도 상가가 인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평균 상가 낙찰가율(7월 말 기준)은 64.2%로, 2001년 이후 가장 높다. 하지만 상가는 아파트 등 집을 고를 때보다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다. 우선 해당 지역 상권을 꼼꼼히 살펴보고 주변 상가 임대료 수준이나 공실률을 파악해야 한다. 공실이 생기면 임대수익을 얻을 수 없는 데다 관리비 등 추가 비용이 들어 자칫 낭패볼 수 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아파트·지식산업센터·오피스텔 등에 딸린 단지 내 상가는 상가 비율을 잘 따져봐야 한다. 배후수요가 넉넉해도 상가가 많으면 입점 업종이 겹치고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파트라면 전체 상가 면적이 가구당 1.3㎡를, 100가구당 1개 점포를 넘지 않은 것이 좋다. 대부분 입점업종이 생활밀착형이라 주변에 대형마트가 있으면 불리하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보다 85㎡ 이하 소형이 많은 단지가 유리하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동차를 타고 나가 외부 상권을 이용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경쟁 입찰 방식으로 분양하는 LH 단지 내 상가는 고가 낙찰을 조심해야 한다. 낙찰가격은 예정가의 150%를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 택지지구에선 상권이 활성화하려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3~5년 정도 걸린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상권이 활성화하기까지 공실 부담이 크지만 상권을 선점할 수 있어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도 크다”며 “자금 계획을 넉넉히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린상가는 유동인구 확보가 중요하다. 같은 역세권 상권에 있더라도 지하철역과의 거리나 동선이 따라 수익률이 확 달라진다. 눈에 잘 띄는 저층이 유리하지만 병원이나 은행이 입점한다면 가격이 싼 중층도 괜찮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연구원은 “병원이나 은행처럼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업종은 임대기간이 길고 안정적”이라며 “이들 업종은 임대료가 비싼 저층보다 3층 이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대형 상가는 같은 층이라도 엘리베이터와 가까운 곳이 좋다. 유동인구가 많고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콜드웰뱅커케이리얼티 박대범 본부장은 “상가는 대출을 매입가격의 최대 60%를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금리 상승이나 공실로 인한 추가비용 등을 고려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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