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격전지 다낭에 '의료 한류'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1면

박하춘 병원장(좌측 2번째)과 트란고타안 병원장(좌측 4번째)이 MOU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트남의 3대 도시 중 하나인 다낭에 ‘건강 한류’가 시작됐다.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 위치한 다낭은 최대 상업도시다. 최근에는 휴양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꽝남성은 월남전쟁 당시 정부 측과 베트콩 사이의 교전이 치열했던 접경지역이었다. 민간인 피해가 속출한 비극을 안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파병 여단본부(청룡부대)가 위치했었다. 많은 베트남인과 달리 이 지역민은 한국에 호의적이지 않다.

 이 같은 다낭에 한국의 의료기술이 전파된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다인이비인후과병원(병원장 박하춘)이 지난 7월 다낭에 위치한 다낭종합병원(병원장 트란고타안)과 의료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선진 의료기술이 필요했던 다낭병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에 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다인이비인후과병원에 다시 협조를 구했고, 병원이 최종 수용해 진행됐다.

 베트남의 대표 병원인 다낭병원은 1945년에 개원해 현재 1100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11명, 전문의료진 300명, 전 직원 1200명을 갖췄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ODA(공적개발원조)를 받아 현대적 시설을 구비했다. 하지만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문 의료진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협약으로 두 병원은 다낭병원이 국제 수준의 의료기술을 갖추도록 협력하게 됐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은 현지 의료진에게 선진화된 의료기술과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현지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한국으로 이송해 직접 치료할 예정이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은 우선 현지에서 다발하는 이비인후과 질환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낭 지역에서는 열악한 위생 상태로 중이염·두경부질환·갑상선질환 같은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현지 의료진에게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 박하춘 병원장은 “다낭병원의 의료지원에 관한 요청을 받고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며 “향후 두 나라의 이비인후과 분야 발전뿐 아니라 베트남 국민의 한국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석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