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고부지방 고대문화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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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선사-백제-고려시대에 걸친 중요 고대문화권 지역인 전북 고부지방의 문화유적에 대한 시급한 보존대책과 개발이 요망되고있다. 전북 정읍군(군수 심성택)은 최근 고부지방 고대문화유적조사를 실시, 보고서를 내고 10개년 계획으로 추진되고있는 백제문화권개발(중서부 고도문화권개발)에서 제외된 이 지역을 「중서부 제5고대문화권」으로 개발해줄 것을 관계 요로에 건의했다.
전영내 전주박물관장이 정읍군의 위촉을 받아 학술조사를 실시한 고부지방의 중요문화유적은 지석묘(5개소) 산성지(6) 고분군(3) 불적(9) 기타 유적(4) 등-.
이번 유적조사가 실시된 고부지구는 현행정구역상으로는 정읍군의 고부·영원·이평·덕천·소성·정우·북면 일대와 부안군의 백산면 전역 및 부안읍·주산면 일부, 고창군의 부안면 등이다. 이 지역은 마한시대에는 「구소국」, 백제 때에는 전북지방을 관할하는 도청소재지 격인 「중방 고사부리성」으로 불리었고 『중국사서』 『일본서기』 등에도 기록돼 있다.
고부지방은 백제 최후항전의 왕성과 전적지인 주류성·백강·고사비성 등과 3국시대의 제보인 김제 벽골제·고부눌제 같은 고대농경유적이 풍부해 도작농경사연구의 보고라는 것-.
이밖에도 백제시대의 견혈식과 횡혈식 석실고분이 밀집돼 있어 백제묘제 연구의 중심지가 되고있으며 3국 시대∼고려에 걸친 불교유적·도요지 등이 많이 남아있고 근세 농민혁명운동의 발상지로 동학혁명을 이끈 전봉준 장군의 구거·황토현·만석보·백산성 등 동학전적지가 있다.
이들 문화유적 중 현재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은산리·천곡리·장문리 등의 석탑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방치돼 왔다. 종합적인 학술조사도 이번 정읍군의 조사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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