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구강-치주염 증상(8)|남일우<서울대 치과대학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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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끔 입안에서 악취가 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치주염을 갖고있는 사람들이다.
치주염은 잇몸, 이뿌리 주위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데 불행히도 본인자신은 상당기간 냄새를 느끼지 못하면서 산다.
그래서 대화 상대자에게 불쾌감을 주지만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는 이를 지적해주기가 어려워 좋지 않은 인상을 여러 사람에게 심어주게 된다.
치주염의 원인은 치석·세균의 자극, 이가 서로 바르게 맞지 않을 때 등 여러 가지지만 나타나는 증상은 한가지다.
우선 이를 감싸고있는 이 주위의 잇몸이 붉게 부어오르게 된다. 이것이 염증이 시작되는 초기단계로 점차 이와 잇몸 사이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증가된다.
그래도 치료를 않고 방치해두면 이가 박혀있는 치조골 근처까지 내려가 이가 자연히 흔들리게 되고 음식을 씹기가 힘들어진다. 염증이 심해지면 이가 저절로 빠지고 역시 턱뼈에 골수염까지 일으킨다.
증상을 보면 입에서 구취가 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안이 끈적끈적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잇몸이 붉게 충혈 됐을 때는 조그만 자극에도 출혈이 있게된다.
잇솔질을 할 때나 사과 등의 과일을 크게 씹을 때 잇몸에서 피가 나온다.
전에는 「비타민」C의 부족에서 오는 괴혈병으로 잇몸에서 피가 나는 사람이 있었으나 요즘은 괴혈병은 극히 드물다.
또 괴혈병으로 출혈이 있을 때의 피는 굳어있지도 않으며 끈적끈적하지도 않지만 치주염에 의한 출혈일 때는 혈액의 점도가 높고 혈병도 많은 편이어서 구분이 쉽다. 그외 백혈병·구내염이 있을 때도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치주염이 있으면 대부분 체온이 높아지고 늘 머리에 두통을 느끼게 된다. 치주염은 충치와 달라 차고 더운 음식을 먹을 때 저리다든가 하는 증상은 없지만 음식을 씹을 때 못 견딜 정도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음식을 유동식으로 만들어 먹게된다.
치주염의 치료는 염증을 제거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그 원인을 찾아 제거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치석이 원인이 되므로 「스케일링」으로 이것을 제거한 다음 초기에는 소염제 등으로 치료하게 된다.
그러나 잇몸은 연약한 조직이어서 염증이 생기면 이 세균과 싸워 이기기 위해 자신의 조직을 증대시키는 특성이 있다. 그 때문에 진행된 치주염에서는 잇몸이 상당히 커져있는 경우를 흔히 보게된다.
이럴 때는 「스케일링」과 염증치료만으로는 원상대로 돌아가지 않아 이와 병행하여 치간(잇몸)성형수술이라는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한다.
원인이 치석이 아니고 외상에 의해 이가 엇맞아서 치주염이 생겼을 때에는 이를 교정해 주어야만 염증이 완치되며, 당뇨병·결핵·간질 등이 치주병을 유발했을 때는 구강치료와 함께 이런 병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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