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 인상 논의 … 한쪽선 '빨리빨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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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미 기준금리 조기 인상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연준의 변화를 생생히 보여준다. 회의록은 “많은 FOMC 위원들이 경기가 예상보다 더 빨리 목표에 수렴한다면 확장적 통화정책을 걷어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기록했다.

 경기가 계속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통화정책을 정상화하자는 것인데, 쉽게 말해 2008년 이후 6년째 제로 수준(0~0.25%)에 묶여있는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부 위원들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이들은 현재의 경기 개선 상황을 보면 바로 부양정책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가 연준의 실업률과 인플레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를 조기에 올리지 않으면 경기 과열로 거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 주장이 이렇게 강하게 표출된 것은 없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즈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연준 이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 쪽으로 한층 가까이 움직였다”는 해석을 내놨다.

 회의록에 따르면 비둘기파(저금리 선호세력)와 매파(금리인상 선호세력)는 그야말로 격전을 벌였다. 양측은 고용시장, 물가 등 경기 판단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특히 FOMC가 제로금리 기간을 ‘양적완화 종료 뒤 상당기간’으로 못박는 데 대해 매파들은 강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시장이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투표에서 공식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이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뿐이었지만, 토의과정에선 불꽃이 튀었다.

 옐런 의장은 22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캔자스시티 경제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주제연설을 통해 고용시장의 불안한 실상을 소개하면서 금리 인상론 진화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작 연준 내부에선 매파적 분위기가 힘을 받기 시작하면서 옐런의 리더십이 도전받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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