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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 재현 서명운동 앞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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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백제문화를 재현하자』금년 겨울 충남 부여군내는 방학을 맞아 고향을 찾은 젊은 대학생들의 향토문화재현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백제문화권 종합개발」을 촉구하는 군민 서명운동에 방학중 귀향한 80여 대학생들이 앞장 선 것이다.
부여고를 비롯, 군내 4개 고교졸업생 중 서울 등지에서 대학을 다니는 젊은이들로 구성된「부여청년 학생회」회원들은 부여읍내 애향단체인 백제사적연구회(회장 임병고·44)가 79년 말 정부에 의해 확정된 「백제문화권 종합개발」의 초기착수를 요구하는 도민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사적연구회를 찾아 자신들이 서명운동에 활동대원으로 일할 것을 약속했다.
군내 1개 읍·15개 면중 학생들은 10개면 2만5천명을 대상으로 2월초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 각계에 보내는 청원서 사본과 부여 주민들이 바라는 지역사회개발요항·서명명부 등을 들고 산간벽지를 돌았다.
자라면서 눈에 익은 마을도 있었지만 주민 한사람의 서명을 위해 눈밭을 해치며 산길을 걷는 곤욕도 수없이 많았다.
학생들은 때때로 『이런 것은 해서 무엇 하느냐』 『특정단체나 정당에 관계된 것은 아니냐』하며 서명운동을 이해 못하는 촌부들을 붙잡고 오랜 시간 설득도 했다. 또 『개발하면 일터를 잃는다』는 사적지 주변 행상 아주머니들에게서도 끈질기게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학생들은 서명운동을 시각한지 열흘사이 목표의 절반인 1만5천명의 서명을 받았다.
학생들은 이 운동을 펴는 동안 모두들 고향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산지식을 경험했다.
문봉식군(21·숭전대 인문계열1년)은 『지금까지 몰랐던 고향 사정과 우리농촌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산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이중식군(23·단국대 토목과 2년)은 『지역사회를 위해 대학생들이 할 일이 정말 무엇인가를 체득했다』면서 앞으로도 매년 방학 때에는 고향을 찾아 애향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한편 이들 학생들의 서명운동이 성과를 커둬 정부에선 최근 백제문화권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혀 학생들은 더욱 뜻깊은 방학을 보낸 셈이 됐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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