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판도가 바뀌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이수만 양희은 진미령 등 중량급 DJ들이 최근 유학·해외 출장을 위해 잇달아 출국, 방송가를 떠남에 따라 이들의 뒤를 이은 새 얼굴들이 등장하는 등 DJ 판도가 새로워지고 있다. 그 대표주자격이 「개그맨」서세원. 얼마전부터 청소년·학생층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그는 이수만이 진행하던 MBC「라디오」의 『별이 빛나는 밤에』(밤11시10분)를 물려받아 2일부터 방송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토막출연과 달라 2시간 짜리 「와이드·프로」를 전담하려니까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는다.
역시 이수만의 「프로」였던 MBC-FM의 『정오의 희망 곡』은 「개그맨」고영수에게 돌아갔고 박재규·진미령이 함께 진행하던 MBC「라디오」의 『싱글벙글 쇼』2부는 지난달 19일부터 박상규·송도순으로 교체.
몇몇 DJ의 교체에 머무른 MBC에 비해 KBS는 새 DJ「프로」2개를 신설, 보다 적극적인 청취자 확보에 나섰는데 제3「라디오」의 『11팝스』『밤의 가요 쇼』가 그것. 서양「팝송」위주의 선곡을 하고있는 『11팝스』는 「싱거송·라이터」김창완과 「아나운서」김미회를 「더블」DJ로 내세웠고 심야의 가요「퍼레이드」『밤의 가요 쇼』는 인기 배우 유지인이 「탤런트」이덕화와 함께 진행하고 있어 이채롭다.
한편 이덕화와 문지현이 DJ를 말았던 제3「라디오」의 『별들의 합창』은 이덕화가『밤의 가요 쇼』로 옮겨감에 따라 「탤런트」송승환이 문지현과 합류해 「프로」를 이끌고 있다.
아역배우로 출발, 방송출연과 함께 연극 활동도 꾸준히 벌여온 송 군은 16년전인 10살때 이미 KBS 「라디오」의 어린이「프로」 『은방울과 차돌이』『안녕하세요』의 DJ를 맡은바있는 숨은 실력 꾼.
제3「라디오」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는 「라디오·서울」(KBS 제4「라디오」)에 인계됐는데 노련한 「프리랜서」DJ 황인용씨가 여전히 인기를 누리며 진행 중.
양희은의 일본 출장으로 한달 간 자리가 비게된 KBS 제2FM의 『팝스·다이얼』은 출가한 동생 양희경이 언니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았고 곧 「유럽」여행길에 오를 박인희는 맡고있는 KBS 제1「라디오」의 「와이드」 여성「프로」의 후속 DJ를 찾기 위해 PD 김현씨와 함께 고심하고 있다.
DJ 발굴의 어려움은 「매끄러운 진행 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매력 있는 「퍼서낼리티」를 찾아야 한다는데 있다고 일선 PD들은 입을 모은다. 『별이 빛나는 밤에』에 서세원을 기용한 고장석 PD는 『대학졸업 정도의 지식수준, 웬만한 화술, 독특하면서도 거부감 없는 개성 등 조건을 꼽다보면 선택의 폭이 좁아져 이미 TV등을 통해 「팬」을 확보한 기성 연예인들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번 DJ 교체가 숨은 얼굴들이 아닌 배우·「탤런트」·「개그맨」등 낮 익은 얼굴 사이에서 이루어진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덕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