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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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수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 장학생」이라고 하면 선볼 필요 없이 사위나 며느리로 맞아들이곤 했다. 그만큼 장학생 되기가 어려웠고 일단 장학생이 되고 나면 모든 학생들이 우러러 보기까지 했다. 그러나 불과 몇년사이 세상은 많이 변했다. 전체 고교졸업자의 50%가 대학에 진학하고 국립대의 경우 신입생의 43%가 교내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거기다 사립대학들도 장학제도를 예년에 볼 수 없을 만큼 크게 강화한다고 한다.
장학금의 대중화라고나 할까.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는데 집이 가난하여 대학교육을 못 받는 사례가 줄어 들게된 것만은 다행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학이란 의무교육이 아니며 돈 없는 사람이 올 곳이 아니다』는 주장을 하는 대학 당국자도 있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장학제도는 운영에 있어 보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건전한 학풍의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덮어놓고 성적만 우수하다고 장학금을 지급할 것이 아니라 좀 성적이 덜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정수준의 학생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해야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우수 학생에게는 금전이 아닌 딴 방법으로 보상을 하여 면학을 돕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해 입시에서 몇개의 명문대학을 제외한 많은 대학들은 여러 가지 장학특전을 마련해 우수학생 유치에 골몰했는가하면, 어느 학생은 예시점수를 갖고 보다 나은 장학조건을 찾아 다니며 흥정하는 사례도 있었다. 장학제도가 다다익선만은 아닌 것으로 안다. 그 동안 과외지도를 통해 학비를 조달해온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과외 추방이라는 비상대책에 밀려 학비조달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장학제도의 확충과 아울러 대학에서의 유능한 인재의 손실을 막는 방법과 제도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있길 기대한다. 【신극범<한양대 사대교수】<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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