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대결의 이모저모 각당후보의「연출」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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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선거에서「브라운」관 대결이 벌어지고있다. 대통령후보들이「텔레비전」에 나가 정견발표를통해 지지를 호소하고있다.
「텔리비전」뿐아니라「라디오」연설에도 나가고 신문에 광고를 냄으로써 국민직접상대의 운동방식에서 탈피한 제도가 처음 실시돼 후보를낸 민정 민한 국민 민권등 4개정당에선 효과높은「매스컴」활용방안을 짜기에 바쁘다.
○…지난2일 국민당의 김종철후보가 TV연설의「스타트」를 끊은데 이어 유치송민한당후보가 5일 연설했고 김의택민권당후보가 9일, 전두환민정당후보가 10일 각각 선을 보이게 되어있다.
TV출연을 위해 정당들은 영화감독을 동원하여 연습을 하는가 하면「호텔」방을 빌어 며칠씩 원고작성을 하는등 숨은 노력들을 하고있다.
후보자외에도 후보가 지명하는 2명의 연설원이었는데▲민정=권정달·서정주▲민한=김은하·신상우▲국민=이만섭·윤여훈▲민권=김동분·김용일씨등이 선관위에 신고된 연설원.
정당들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25일 하루전까지 실시하는 방송연설을 최대한 활용키위해 당내외의 두뇌를 총동원하고 있다.
○…민정당은 2명의 연설원 선정을 놓고 고심했다.
많은 당직자들이 당내인사보다는 당외인사가 좋겠다는 의사를 제시하여 일단 2명 모두를 당외인사로 검토했으나 중도에 타당에서 모두 당내사람을 연사로 결정하자 재논에 들어갔다.
당내1명, 당외1명으로 조정. 당외인사로는 ▲대학교수▲소설가 또는 시인▲종합상사의 부장급인사등 참신한 젊은 세대▲해외유학을 다녀온 젊은 두뇌▲재계나 산업계 거물등을 놓고간부들이 논의한 끝에 대학교수나 문필가중에서 하기로 좁히고 인선작업.
결국 호남출신에 학계나 문화계에서 인망이 두더운시인 서정주씨로 낙찰을 보아 박현태선전국장이 교섭에 나서 쾌락을 받았다는것.
원고는 서씨가 구술한 내용을 김정균선전부국장이 받아서 초안을 잡아 당간부회의에서 한번 낭독을 해본후 또다시 손질.
때마침 전두환대통령이 미국방문중이었고 청와대의 보좌진들도 서울에 없어 당이 모든것올 독자적으로 결정해야했기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많았다는 얘기다. 당내인사중에서는 권정달사무총장외에 남재희정책위의장이 잠시 거론됐었으나 전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모셨던 권총장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권총장이 맡았다.
6일 방송된 권총창의연설은 본인이 주로 작성했는데 전대통령의「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강도가 주어져 정책적인 면은 거의「터치」하지 않았다.
○…당의「이미지」를 심는다는 뜻에서 사전준비에 부심한 민한당은 특히 TV화면에 신경을 써 지난 1일「호텔신라」에서 영화감독 김수용씨까지 동원해 유치송후보의 연설예행연습을 했는데 김감독은 복장·분장·연설때의 표정, 시선등 세밀한 점검을 했다는것.
유후보가 TV출연에 짙은 감색「싱글」을 입고나온것도 김감독의 층고에 따른것이라고 한다.
분장을 위해 KBS전속분장사앞에 나섰지만 유후보의 안색이 좋은편이어서 입가의 수염부분만 손질했다고 김원기대변인이 전했다.
이같은 치밀한 준비탓인지 녹화도중 단한번의 실수(NG)도 없었고 다만 조명에서 나오는 강한 열때문에 손수건을 준비못해 땀을 닦지못한 점과 너무 점잖은모습이 흠이라면 흠이었다는 평.
당초 방송연설시간은 5일하오7시30분이었으나 KBS측이 인기 일일연속극『달동네』가 7시20분에 끝나면 직접 연설로들어가는것이 시청자의 확보를 위해 좋다고해 방영시간을 앞당겼다고.
김대변인은▲후보끼리의토론을검토해봄직하고▲국정전반에 걸친 연설인만큼 제한시간 30분으로는 부족하다고 개선점을 냈다.
○…대통령후보로는 1번타자로 2일밤 TV연설한 김종철국민당후보는 TV화면에 대비한 얼굴분장이나 다른「메이크·업」에 전혀 신경쓰지 앉았다. 다만 녹화 2시간전에 당선전국실무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고를 읽어내려가면서 표정과「톤」만조금 조정. 방영후에 연설내용은 좋았는데 김후보얼굴에 주름살이 두드러지더라는 평이 나와 8일 2차 출연때는「메이크·업」을 좀하도록 실무진에서 건의.
또 김후보연설에 당「이미지」부각을위해「백·스크린」으로 창당대회광경을 5분씩 두번 내보냈는데 후보에대한 초점이흐려질 염려가있다는 지적이나와 앞으로 이것은 생략키로 했다.
국민당이 관심을 더 쏟은 쪽은 연설의 내용.
초안작성은▲정치=김영광사무총장▲경제=김종철총재▲외교=박준규정책위부위원장▲사회=신광정당무위원등이「파트」별로 나눠맡고 강기필비서실장·송업교정책개발국장·조현상중앙위부의장등이 보조했다는것.
이들의 의견들을 토대로 조용직부대변인등 선전국직원들이 초안을 잡았는데 국민당의 새로운 야당성향을 부각시키기위해 강도를 적정상한선까지 끌어올리느라 고심했다고 관계자가 털어놨다.
○…9일밤 후보연설을하게 되는 민권당의 김의택총재는 가난한 당살림때문에「비디오·테스트」는 엄두도 못내고 소형「카세트」녹음기에 연설을 녹음해연습. 연설문도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는 얘기.
김후보는 연설원고 세번을 읽은것과 새로 양복한벌을 마춰둔젓이 준비의 전부라고 말했다.
『양복 마춰본지 10년이 넘은데다 주위에서「컬러」TV에 출연하는 만큼 산뜻하게 보여야한다』고 해서 무리하게 짙은 감색양복을 외상으로 해입었다고 말한 김후보는『그러나 국민앞에 심판을 받기 위함인데 꾸며서야 되겠느냐』며 분장없이 나가겠다고 했다.
김후보는 6일상오 중앙선관위에 사전검열을 받기위해 제출한 연설문이 더러 잘리겠다는 당원의 보고에『명색이 대통령후보연설문인데 손을 대서야 되겠느냐』고 역정.
한편 선관위 관계자는 대통령후보자들의 연설문 삭제에 대해『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비방이 금지된 대통령선거법 1백93조, 1백94조의 규정및 다른 법률과 방송윤리규정에 근거한것』이라고 했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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