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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보약|김현제(경희대 한의대교수)|갱년기 식보(8)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근래에 와서 갱년기장애란 말이 꽤나 귀에 익은 낱말이 되었다.
갱년기장애는 누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한번은 찾아오게 된다.
사람에 따라 찾아오는 시기가 빠르냐 좀 늦느냐, 또는 증상의 정도가 심하냐 좀 덜하냐는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특히 여자들은 40∼50대가 되면 생리적으로 「호르몬」의 변조가 오기 때문에 자육신경계의 기능이 불안정하게 되어 몸에 여러 가지 이상이 생기게 된다. 즉 얼굴이 상기되며 어지럽고 두중통, 사지가 저리고 쑤시며, 허리가 자주 아파지고, 불안과 초조, 가슴이 답답하고, 기억력감퇴, 우울증, 짜증이 자주 나고, 전신피로가 심하며 별 이유 없이 괴로움을 느끼는 등 여러 가지 증세가 오게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어떤 특별한 병이라기보다는 생리적으로 오는 갱년기 장애의 증상이다.
갱년기증상은 거의 연령이 50세 전후에 오며, 특히 체력이 허약해지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므로 몸의 저항력이 감퇴되어 다른 병을 유발하기 쉽다.
이는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남자는 정력감퇴가 급속히 나타나면서 피로가 심하게 오는 것이 보통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내분비기능, 특히 성「호르몬」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라 하여 갱년기에 접어든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호르몬」제를 남용하고 있다.
한방의 식보쪽에서도 뱀탕이나 해구신을 비롯해 정력에 좋다는 약은 가리지 않고 먹으려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는 옳은 방법이 아니다. 설혹 이러한 약이나 노력 때문에 일시적으로 정력 등이 좋아졌다 손치더라도 그 뒤에는 반드시 역효과가 따르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항상 오장육부의 기능이 균형조화가 이루고 있을 때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어떤 특정 장기에만 일시적으로 기능을 높여주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 한의학에서 보는 갱년기 장애 치료법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특효약은 없다는 것이다.
오직 노화현상을 늦추기 위한 방법만이 있을 뿐이다. 그 방법은 첫째 과로를 피하라는 것과, 둘째 너무 초조해 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마음의 평정을 찾으라는 것, 세째 식품섭생에 있어 편식하지 말고 고루고루 오곡백과를 섭취하며 장기전체에 균형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경신익기 한다고 알려진 자연생약제인 신기환·고정환·연령고본환 등 보익강장제를 한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할 수 있으며, 적당한 운동과 때때로 심호흡을 함으로써 갱년기장애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갱년기장애란 자연적인 노화현상이므로 어느 한 장기의 기능만을 증대시키려 하지 말고 심과 신의 조화, 몸 전체 장기간의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만 「스무드」하게 갱년기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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