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전화 오접…원인은 「노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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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화 걸기가 짜증난다.
「다이얼」을 바로 돌려도 엉뚱한 번호가 나오거나 아무런 반응이 없고 또 「다이얼」을 한두번만 돌려도 「통화중」 신호가 나오곤 한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관계자를 통해 알아본다.
전혀 엉뚱한 번호가 나오는 오접 현상은 사용자의 전화기 이상, 전화국의 교환기의 노후가 주요 원인이다.
원래 전화기의 「다이얼」은 30만번의 수명을 갖고 있지만 제품에 따라서는 마모율이 높은 것이 있다.
전화는 「다이얼」을 돌릴 때마다 미세한 금속이 회전하면서 번호를 맞추게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닳게 되면 전혀 다른 번호와 연결되는 수가 있다.
또 하나는 전화국의 교환기가 낡은데도 원인이 있다. 기계식 교환기의 수명은 20년이지만 심한 것은 해방 후 쓰던 교환기에 부품만 갈아 은 것도 있어 국 번호까지 틀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다이얼」을 돌렸을 때 통화중 신호 등 아무 반응이 없는 「벙어리 전화」는 대부분이 전화선에 결합이 있기 때문.
피복이 까져 노출된 전화선에 물걸레질을 하면 전류가 바닥으로 새면서 신호가 가지 않게 된다.
통화 도중 끊어지는 전화 (교환 전화 제외)는 대부분 선에 이상이 있을 때다. 두 가닥의 전화선 중 한 가닥이 피복한 내부에서 끊어졌을 때 이것이 닿았다 떨어졌다 하면서 통화가 끊긴다.
통화중 신호는 역시 기재 능력에 비해 통화량이 많은게 주원인이다.
기계식 교환기에는 2백대씩의 전화가 연결되도록 되어 있는데 2백대의 전화 중 동시에 통화를 할 수 있는 전화는 30대 밖에 안 된다.
통화중 신호가 나는 것은 우리 나라 사람의 통화 시간과도 관계가 있는데 30명의 가입자가 전화기를 들고 오랜 시간 통화를 하면 나머지 1백70명의 가입자 (오는 전화까지 하면 그 이상)의 통화가 불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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