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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영화 수입 놓고|기존-신규 영화사 싸움 재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영화계의 「달러·박스」로 일컬어지는 중국 무술 영화 수입을 둘러싸고 또 한차례 기존영화사와 신규 영화사가 맞붙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 영화 제작사는 모두 20개 사로 이 가운데 14개 사가 기존 영화사이고 6개 사가 78년9월에 새로 등록된 신규 영화사다. 14개 기존 영화사는 그 동안 우수 영화 선정·외화 「쿼터」 배정 등 이권이 있을 때마다 6개 신규 영화사를 제의하고 있어 그 때마다 신규 영화사들은 「푸대접」을 내세워 문제가 되어 왔었다.
이번에 다시 문제가 된 것은 중국 무술 영화 수입 선정 결정. 무술 영화는 들여오는 영화마다 흥행에 크게 성공, 영화사마다 눈독을 들이는 외화다. 문공부는 무술 영화 수입을 둘러싼 과열 경쟁이 빚어지자 78년 한해의 수입 편수를 4편으로 억제하고 수입 영화사도 추첨을 하여 정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78년부터는 추첨에 의해 4개 사씩 번갈아 무술 영화를 수입해 왔었다. 이 순위에 따라 80년말로 기존 14개 영화사는 모두 1편식 무술 영화를 들여왔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당연히 신규 6개 사 (대양·동협·신한문예·한림·현진·화풍)가 추첨으로 결정, 4편의 무술 영화를 들여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순서를 무시, 기존 영화사의 요구로 문공부가 4편 중 2편은 기존 영화사가 수입해야한다고 통보를 해 온 것. 기존 영화사가 2편을 요구하게된 근거는 78년 순위를 정할 때 4개 사는 이미 수입을 했던 영화사라 순위에서 뺀 것인데 이제 기존 영화사 모두가 1편씩 수입했기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는 추첨에 가담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해 신규 영화사는 아직도 6개 영화사가 한편의 혜택도 밭지 못한 채 남아 있어 6개 영화사가 모두 끝나야 그들이 추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는 것.
신규 영화사는 등록을 하자마자 영화계에 몰아닥친 불경기에도 당국의 특별한 보호조치마저 없어 현재 모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미 기업으로 단단한 성장을 한 기존 영화사가 약속한 순위를 무시하고 끼어 든다는 것은 납득키 어려운 처사라는 것이 신규 영화사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신규 영화사들은 17일 모임을 갖고 4편의 수입권을 모두 신규 영화사에 배정해 줄 것을 요구, 이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배정된 2편마저 거부키로 결정했다. 만약 4편이 모두 신규 영화사로 배정이 된다 하더라도 추첨에 따라 2개 영화사는 탈락하게 된다.
기존 영화사와 신규 영화사와의 이런 대립에 대해 영화계는 대체로 신규 영화사 측 주장이 당연하다는 견해들이다. 원칙으로 한다면 78년 등록을 마친 이상 79년부터는 수입 배정 추첨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데도 기존 영화사의 단합으로 지금까지 자격을 박탈당해 왔는데 이제 순서에 따른 정당한 기회마저 빼앗는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신규 영화사는 또 영화사 등록을 할 때 1억원씩의 진흥 기금을 진흥 공사에 기탁하고도 당연히 다시 융자를 받아야 하는데도 진흥 공사는 아무런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동결,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뭏든 사활이 걸린 이번 문제와 관련, 신규 영화사에 대한 「푸대접」이 이번 기회에 어떻게 해결될지 영화계의 관심은 높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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