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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학·어느 계열을 택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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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안전한 진학」가이드
어느 대학, 어느 학과로 가야할까. 지금부터가 정말 문제다. 예시합격증을 받아 쥔 수험생 자신은 물론, 학부모·교사들까지도 수험생의 대학지망 지도문제로 걱정이 태산같다.「7. 30」교육개혁 조치로 입시제도 조차 바뀌어 지금까지 대학 및 학과선택의 길잡이 구실을 해온 판단 기준을 그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문교부가 발표한「예시 득점 누가표」와 진학지도 전문지가 각성한「예시 선택 자료로 도움은 점수별 합격 가능 학과표」등도 선택자료로 도움은 되겠지만 이번 입시부터 크게 작용할 변수요인을 충분히 소화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수험생들은 본 고사도, 후기 종합대학도 없어진 상황에서 종전처럼 예시에서 잃은 점수를 본고사에서 만회할 기회도 없고, 후기대학으로 물러 설 여지도 거의 없다.
오직 예시 점수와 내신성적만으로 대학의 관문을 지혜롭게「노크」하는 길밖에 없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전기대학 면접(26일)을 앞두고 수험생들의 학과선택에 참고가 될 각종 사항과 지침을 알아본다.
합격여부는 예시점수와 내신점수를 합친 총점으로 결정된다. 서울대는 예시77%, 내신23%, 고대·연대·이대·서강대·숙대·한양대·중앙대 등은 예시 80%, 내신20%로 합격자를 판정한다.
따라서 학과선택을 하기 전에 반드시 지망하는 대학의 예시 및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보고 그 다음으로는 지망학과의 종래 합격자 예시점수와 자신의 예시 점수도 비교해 보아야 한다.
서울대의 경우를 예로 보면 올해 총점은 4백40점으로 예시가 77%인 3백40점, 내신이 23%인 1백점이다.
즉 내신 성적 1급 판정을 받은 학생은 1백점 만점을 받고 2급은 97점을 받게돼 l급과 2급사이의 총점격차는 3점이 된다.
이 3점이 합격여부를 결정짓는 주요한 변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입시관계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대 법대의 합적 가능 예시 점수를 지난해보다 20점 정도 낮은 3백2점선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똑같이 예시 점수가 3백2점인 학생도 내신1급은 총점이 4백2점, 2급은3백99점이 된다. 그러나 올해 예시점수별 분포를 보면 인문계에서 3백2점과 3점이 낮은 2백99점 사이에는 3백34위(위) 의 등위 차가 벌어진다.
내신성적에 의한 이같은 등위 차는 1백90점대에서는 더욱 심해 1백90점은 동점이 3천6백여명이나 된다. 1점 차가 수험생들의 운명을 확연히 갈라 을 수 있다.
내신성적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일수록 더욱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자연계에서 1백90점을 얻은 수험생이 단국대 이공계와 숭전대 공학계를 지원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고교 석차가 30%이내인 4급과 50%이내애 드는 5급이라면 단국대에서는 내신 성적율 20%(85점) 반영하기 때문에 4급은 2백68·1점의 총점을 받게되고 5급은 2백65·8점이 돼 2·3점의 차 밖에 나지 않지만 숭전대에서는 내신성적을 총점의 30%(1백45·7점)로 반영해 4급은 3백23·9점이 되고 5급은 3백20점이 돼 3·9점의 차가 생긴다.
결국 5급은 예시에서 내신성적 4급인 수험생이 1백86점을 얻은 것과 같게 되는데 1백86점과 1백90점의 등위 차는 1만여 위에 이른다.

<지방역류>
지방에서 예시에 합격한 수험생들은 서울지역 합격자들이 지방으로 역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서울지역 합격자는 16만9천여명으로 서울소재 대학의 모집 정원 6만8천여명보다 10만여명이 많다. 결국 이 숫자만큼은 낙방을 면하려면「커트·라인」 이 낮은 지방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득점 누가표에 의하면 서울지역 예시합격자 중 6만8천여명에 해당하는 점수는 2백17점.
이 점수는 부산에 가면 4천3백69위안에 들어 부산대 모집정원 내에 들게 된다. 경기지역에서는 9백28위, 강원 4백33위, 충북 9백64위 등 상위권에 들게돼 지방수험생들은 이점을 유의해 대학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서울지역 합격자의 30∼40%가 지방출신이고 이들은 2지망을 대부분 연고지로 해 올해처럼 대학 선택이 어려울 경우, 지방 역류 가능성은 더욱 높다.

<복수지원>
올해부터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복수지원제가 허용됐지만 이것이 오히려 수험생들의 대학지망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 문교부는 당초 지난해까지 후기였던 성대·한양대·단국대·동국대·홍익대 등이 전기로 돌아 81학년도 대학입학 정원의 88%인 16만여명을 동시 선발하게 되자 수험생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기 위해 복수지원을 권장했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원서접수 창구는 혼란하고 수험생들의 눈치 작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실제로는 응시하지 않을 지원자가 붐벼 허수에 의한 경쟁률만 높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얻어진 과잉 정보는 우선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경쟁 상대의 점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면 좋은 점수로도 다른데로만 피해 다니다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접수 창구에서는 고득점자가 몰려왔다는「루머」도 퍼뜨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망학과 또는 계열을 먼저 정하고 자신있는 대학을 선택, 단수 지원하는 자세로 원서를 내라고 진학지도 교사들은 권한다. 원서제출 자체가 시험이기 때문에 누구도「결정적 훈수」는 할 수 없다는 것이 교사들의 고충이다.

<동계 진학>
수험생들이 또 염두에 뭐야할 것은 모든 대학들이 자연계 또는 인문계 예시에 응시하고 동계 진학할 때 예시점수의 10% 또는 20∼30점의 절대 점수를 가산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대는 자연계에 30점, 부산대는 자연인문계 모두 25점씩을, 그리고 연대는 20점, 고대는 자연계 동계 진학자에 대해 예시 취득 점수의 10%를 가산해 준다. 따라서 인문계에 응시한 뒤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연계열 학과를 선택하는 수험생은 취득 점수의 10%를 손해본다.

<선택의 지혜>
지망학과나 계열의 합격권을 앞으로 보름동안 신중히 검토해야겠다. 자신의 예시·내신성적을 기초로 그보다 높은 점수의 경쟁자가 얼마나 올 것인가를 추리해야 한다.
이같은 일은 예시성적이 비교적 중은 수험생은 다소 쉬울지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수험생에게는 퍽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때는 국립대 신입생 등록금의 대폭인상, 대학생의 입주과외 금지, 입학 성적 상위그룹」 20% (사립) 30% (국립)에 등록금 전액면제 장학제도 의무화, 대학이름보다는 지망계열 또는 학과를 택하는 지원성향의 변화, 우수학생의 지방대학 지원 증가 추세 등을 감안, 합격가능성을 냉정히 분석하면 해답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등록금과 장학금>
과외금지 조치로 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하숙비를 해결하면서 학비를 벌 수 있는 길이 막혔다. 전체 학생의 절반 가량이 지방출신인 서울대나 연대·고대 등의 경쟁에는 이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서울지역 예시 응시자들의 상당수가 지방출신이고 이들은 일단 서울을 제1지망으로 하고 있지만 출신 시·도를 또한 제2지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원단계에서 지방대학을 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백70%라는 유례없는 국립대 등록금 인상과 각 대학의 장학제도 의무화에 따라 이번 입시에서는 서울대를 비롯한 고대·연대 등 명문대 집중률이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수요자 부담원칙에 따라 대학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기 때문에 국립이나 사립의 등록금은 매년 물가인상폭만큼 오른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올해부터 실시되는 등록금 전액면제 혜택을 노려 종전처럼 무조건 명문대학으로 지망하는 경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턱걸이 합격으로 중도 탈락하느니보다 무난히 합격할 수 있는 대학에 들어가 장학금을 받는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의 길이다.

<지망경향>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최근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은 특정대학의「배지」가 아니라 전공분야를 택하는 건전한 방향으로 가고있다.
이같은 성향은 환영할만한 일로 일단 수험생들은 지원할 때 이점도 고려의 대상이 된다.

<허수 경쟁>
수험생들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내주부터 서울대가 원서교부를 시작하고 17일 접수를 마감하면 19일부터 22일 사이에 대부분의 대학들이 원서를 받는다.
그때부터 복수지원제도에 따른 허수 경쟁률이, 수험생들을 괴롭힐 것이다. 수험생들은 합격의 변수에 얽힌 모든 정보를 되도록 빨리 정리해서 진로를 확실히 정할 때 이같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합격의 영광도 맛볼 것은 틀림없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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