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10억달러 내달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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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정부가 5월 중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북한 핵 문제 등 대외 악재가 해결 조짐을 보이고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시각이 좋아지면서 외평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짐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외평채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 정부가 미국 뉴욕시장에서 모두 40억달러를 발행한 것이다. 이 가운데 10억달러의 만기가 지난 15일 돌아왔으나 차입여건이 여의치 않아 다시 발행하지 않고 현금으로 갚았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평채 가산금리가 북한 핵 문제 이전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차입여건이 급속히 호전되고 있다"며 "다음달 노무현 대통령 방미에 즈음해 10년 만기로 10억달러를 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환사정이 나쁘지 않은데 굳이 외평채를 다시 발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에 대해 이 관계자는 "외평채는 뉴욕시장에서 한국 채권금리를 대표한다"며 "어느 정도의 외평채 물량이 뉴욕시장에서 계속 거래되는 게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채권발행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달 한때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미 재무부채권(TB) 5년물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1.97%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16일 발행 후 최저 수준인 1.13%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1주일 새 0.27%포인트나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 국채의 가산금리(16일 0.49%)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떨어지면서 다른 한국물 금리도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산업은행 채권의 가산금리는 지난달 말 1.75%에서 15일 1.5%, 16일 1.33%로 내렸으며, 한국전력 채권 가산금리도 지난달 말 1.95%에서 16일 1.35%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외화 차입여건도 호전돼 국민은행이 16일 1억2천만달러를 차입했고 산업은행도 2억달러를 빌리는 데 성공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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