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SK글로벌 해외법인에도 대규모 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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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SK글로벌의 6개 해외현지법인에 상당한 지분을 출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해외 현지법인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경우 SK㈜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SK㈜가 SK글로벌 살리기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17일 채권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이 채권단에 보고한 해외 현지법인 현황자료에서 SK㈜는 SK글로벌의 해외 현지법인 8개 중 미국.싱가포르.홍콩 등 6개 법인에 15~48%씩을 출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SK㈜는 SK글로벌 지분 36.88%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 자격으로 SK글로벌이 미국, 일본에 세운 법인에 15%, 16.5%씩 출자했으며 홍콩.싱가포르 등의 현지법인에도 30~40%대의 지분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의 출자규모는 전체 해외 현지법인 출자총액 3억4천만달러의 22%인 7천5백만달러(약 9백억원)다.

일본 현지법인의 경우 SK㈜ 외에도 SK텔레콤.SKC.SK케미칼.SK해운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각각 16.5%씩 공동 출자했다.

이들 현지법인들은 현재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에 총 20억6천9백만달러(약 2조4천8백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금융계는 오는 5월 채권단의 자산 실사가 끝나면 부실채권 등이 더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지법인이 SK㈜의 석유화학제품 등을 판매한 외상대금 등 SK㈜에 갚아야 할 매출채권이 1조원을 넘어 이의 상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 SK㈜의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SK글로벌의 정상화 여부에 따라 SK㈜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점을 들어 채권단은 SK㈜에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마땅한 추가 자구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SK㈜가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SK글로벌의 회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추가 출자 등을 요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일부 해외 채권단은 해외 현지법인을 청산해서라도 빚을 받아내야겠다며 법정에 청산을 신청하고 있어 해외 채권단과의 협상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SK글로벌 런던법인의 청산 신청서를 현지 법원에 제출했으며 UBAF(유바프)등 싱가포르 현지 채권금융사들도 싱가포르 법인의 파산 신청서를 현지법원에 냈다.

또 크레디 리요네 등도 홍콩 현지법인에 대해 조만간 청산 신청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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