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수출신장의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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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출상품의 품질고급화와「마키팅」활동의 강화 등이 있어야 우리의 수출신장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전경련의 조사보고서는 주목할만한 것이다.
전경련이 주한 외국인「바이어」1백5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중 대한구매 배가율은 15%선에 머물러 저조할 것이며 한국상품의 취약점은 가격경쟁력의 약화, 소량주문에 대한 불성실이라고 응답했다.
품질의 고급화, 신제품의 개발, 생산성 제고를 통한 가격경쟁력의 회복을 기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주종상품인 섬유류, 전자제품을 비롯, 82개 종목에 걸쳐 구매선을 타국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외국「바이어」들은 정치·사회안정을 통한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수립과 집행이 대외신뢰도를 유지케 하는 것이며 그래야만 기존「바이어」뿐만 아니라 신규「바이어」유치에 유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국수출구조에 대한 이러한 외국「바이어」들의 지각은 이미 국내관련업계나 학계에서 제기되어왔던 문제점을 적시한 것으로서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위해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매듭들이다.
물론 올해 수출실적도 목표액 1백70억「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1백7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므로 수출계획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70년대의 수출 신장률의 추이를 보면 71∼78년의 연평균 39.3%에서 79년 이후는 10%대로 떨어져 점차 수출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밝혀준다.
따라서 수출 신장세의 둔화현장에 대비하여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고 실현되어야한다.
수출 상품의 국제경쟁력이 그 나라의 경제를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은 국내경제가 안정기반 위에 서있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즉 만성적인「인플레이션」의 진행이 특히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잠식하여 우리의 뒤를 쫓고있는 동남아각국에「바이어」를 뺏길 우려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적으로는「인플레이션」의 수습여하가 우리의 수출을 가름한다.
그리고 개별적인 여러 수단을 활용하여 수출시장의 확대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아이디어」를 살린 제품을 내놓는다든가 품질관리에 철저하여 같은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외국「바이어」들로부터 많은 불평을 사오던 소량「오더」에 응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외국「바이어」들은 한국에 소량 주문하면 대부분 반응이 없다는 현상을 들어 한국기업의「이미지」를 나쁘게 선전하는 경우가 있다.
고객의 요청에 성의를 다해 대하는 태도가 아쉽다.
전경련조사에서도「세일즈맨」의 자질이 향상되도록 인력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외국「바이어」들이 충고를 하고있다는 것은 바로 소량주문과 관련한 애로를 토로하고있는 것이다.
전경련의 조사를 개선하면 내부적으로는 기술·자본축적과 함께 세련된「세일즈·테크닉」을 익혀나가야 할 것이며 대외적으로는 온당한 경제정책을 펼쳐서 대외 신용도를 드높여 나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를 정책당국이나 관련 산업계가 유의하여 꾸준한 수출증가가 되어나가도록 해야한다.
우리경제의 해외의존도가 80%인 이상, 수출증가는 성장을 뒷받침하는 절대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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