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산악인 서동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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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0년 이후 3차례의 도전에서 16명의 산악인을 삼킨 마의 봉「마나슬루」정상(8156m)에 지난 4월28일 한국인 최초로 발을 디딘「알피니스트」서동환군(28·동국대2부대학 공업경영학과3년).
그의 쾌거는「마나슬루」에 맺힌 우리 나라 산사나이들의「10년 한」을 시원스럽게 풀어주었다. 그뿐 아니라「에베레스트」「애나푸르나」「매킨리」「아이거」등에 이어 한국 산악인들의 기량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한 계기가 됐다.
이번 등정은 특히 대학선후배들로만 이루어진 단일「팀」(80동국「마나슬루」원정대· 대장 이인정·36)인데다 원정자금도 자체조달했다는 점에서 더 큰 보람을 찾을 수 있고, 이를 발판으로 서울대(19일 출국)·고대·성대 등 대학산악부에서 남미의「아콘카구아」,「히말라야」의「애나푸르나」남봉 등 7, 8천m급 거봉에 도전하는데 촉진제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하다 보니 대학을 8년간이나 다니면서도 아직 졸업을 못했다』는 서군은 동성고1학년 때 시작한 등산이 이제는 그의 일부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떨쳐버릴 수 없는「괴로움」이기도 하다고 등정 후 하산 길에 양손의 새끼손가락과 약지 등 3개에 동상을 입어 자른 후 지금까지도 붕대를 풀지 못한 그는『「히말라야」의 거봉들이 태어날 때부터 내버려진 그대로이지만 인간이 수천년 간 다듬어온 사회보다도 더 많은 교훈을 주는 것 같다』고 자연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글 홍성호 기자 사진 양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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