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에 "학원 폭력"난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일본사회에 「폭력교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것도 머리 큰 고등학생들의 소행이 아니라 중학 3학년생 정도의 어린 학생들이 집단으로 스승에게 폭행을 하는가하면 학교 기물을 부수고 아침부터 술에 취해 거리를 방황하는 일이 잇달아 일어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1월 「시즈오까」(쟁강)현 「누마즈」(소진)시에 있는 「가네오까」(금강)중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 4, 5명이 2학년 담임 교사를 교실 밖으로 불러내 뭇매를 때렸다.
교사가 자기반 학생들에게 『3학년의 나쁜 학생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고오베」(신호)시 시립「도리다이」(취태) 중학교에서는 지난달 7일 수업을 빼먹고 복도에서 뛰놀던 3학년 학생이 야단을 치는 선생을 머리로 들이받아 얼굴에 전치3일의 상처를 입혔다.
이 학교에는 2개의 폭력「서클」이 있어 학교「풀」관리실에 진을 치고 동료 학생들을 구타하거나 이유 없이 학교 유리창을 부수는 등 행패를 부려왔는데 이날 교사에게 폭행을 가한 것도 이 폭력 「서클」의 「멤버」였다.
「효오고」(병고)현 경찰은 이들의 행패가 심해지자 2개 폭력「서클」 32명을 체포, 그중 11명을 상해 등 혐의로 경찰에 송치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가나가와」(신나천)현 「미나미아시가라 (남족병) 시립 「오까모또」(강본)중학교에서도 지난 9월 3학년 기술과의 6교시 수업 중 「라디오」를 크게 틀고 있는 학생에게 주의를 주었던 교사가 집단으로 폭행을 당했다.
꾸중을 들은 학생이 동료학생 18명과 몽둥이·죽도 등을 들고 교장실로 몰려가 『학생을 차별 대우한다. 반을 바꿔달라』고 요구하다가 뜻대로 안 되자 다시 교무실로 쳐들어가 9명의 교사를 옥상까지 끌어내 뭇매를 때렸다.
같은 날 아침에는 동경「아따찌」(족립)구의 구립중학교 3학년 학생 8명이 등교길에 한데 모여 술을 마시고 곤드레가 된 채 대로에서 비틀거리는 것을 신고 받은 경찰이 출동, 병원에 입원시키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어린 학생들의 탈선이 잦은 것은 고도의 경제 성장으로 안정을 구가하고 있는 일본의 사회 환경과, 규제가 적은 영화·TV의 범람에서 오는 악영향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교육당국도 고도 성장의 그늘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의 무궤도한 탈선에 손을 쓰지 못한 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