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연말정산 해 두면 새해 살림의 길잡이 된다|가계부를 활용하는 지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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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연말이 되면 가계부를 쓰고있는 각 가정에서는 지난 한해의 알뜰 살림솜씨의 기록인 가계부를 결산해야 한다.
지난 1년간의 소비생활의 형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자료가 되는 가계부의 결산은 그 내용을 검토하고 반성하여 다음해의 예산을 짜는데 참고로 한다는데 그 참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월급생활을 하는 가정에서는 월급날에 맞추어 가계부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12월 월급날까지를 한해로 계산하여 가계부를 결산하는 것이 편리하다.
충실하게 가계부를 기록한 경우에는 이미 12월 달을 빼고는 매달의 수입총액과 지출총액이 나와있어 결산을 하기가 손쉽다. 그렇지 못한 가정은 월별로 결산을 한다.
식비·교육비·주거광열비·보건위생비·교통통신비·피복비·공과비·문화교제비·잡비 등의 모든 지출을 비목별로 정리하여 통계를 낸 후 다시 이를 합해 월별 지출총액을 계산한다. 이것은 다시 매달의 수입(봉급·상여금 등) 총액과 비교하여 수지상태를 기입한다.
매달의 통계를 모두 합쳐 지난 1년간의 통계를 내는데 연간 수입총액과 지출총액은 물론 비목별로 연간 통계를 내면 지출상태를 한눈에 살필 수 있어 편리하다. 가능하다면 가족별 연간 지출총액을 계산해내면 가족들의 소비태도를 되돌아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또한 전기요금·수도요금·전화요금·TV시청료·「가스」요금·세금 등 지난 1년간 지출한 각종 요금 및 공과금의 영수증은 종류별로 묶어 큰 봉투에 정리해두면 유사시에 손쉽게 증거로 제시할 수 있다.
지난 1년간은 기름 값·쌀값·밀가루 값·연탄 값·각종물가가 2∼3회 올라 일정한 월급을 가지고 생활을 꾸려나가야 하는 가정주부들에게는 그 어느 해 보다도 힘든 한해였다.
따라서 가계부의 결산결과는 다시 예산과 비교하여 과부족의 액수와 그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한다고 서병숙 교수(한양대·가정경제)는 말한다.
결산결과 잉여금이 생겼을 때는 월부나 의상 등 어떤 형태든 빛을 모두 갚는다. 그중 일부는 미래를 위해 별도로 장기저축으로 돌린다. 또한 너무 알뜰한 살림을 하느라 식생활이 소홀하여 가족건강이 나빠지지 않았는지도 살핀다.
한편 가계가 적자인 경우에는 그 원인을 명확히 가려내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화재나 수재 등 불의의 사고나 가족의 결혼·사망·질병 등으로 인한 경우에는 저축의 일부를 헐거나 재산을 처분한다.
장기적 수입감소나 지출과다로 인한 적자일 때는 근본적으로 생활태도를 고쳐야 한다. 생활규모를 가능한 한 줄인다. 특히 피복비·문화비·교제비 등을 줄인다. 또한 부업을 갖는 등 적극적으로 가정의 수입을 늘리는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가계의 올바른 운영은 가족 모두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내년에도 경제사정은 크게 나아질 전망이 아니므로 더욱 가족단합이 요구된다.
따라서 가족 모두가 함께 한 자리에서 지난 1년간 가계결산의 내용을 자세히 알려주고 협조를 구한다. 또 가족마다의 요망사항은 함께 의논, 결정하여 가능한 범위에서 새해예산에 반영토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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