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대학들 임시휴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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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 위생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베이징(北京)지역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감염자 수를 축소해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베이징 내 대학들이 중국에선 처음으로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홍콩 명보(明報)는 17일 "베이징대 경제학원의 교직원 한 명이 사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보름간 출근이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대는 대대적인 교내 방역활동에 들어가는 한편 경제학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국제관계학원 등에 휴교령을 내렸다. 또 교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취업설명회.체육대회.헌혈 행사 등이 모두 취소됐다.

또 중앙재경대는 교직원이 사스 위험 환자로 분류되고, 금융학 교수가 사스로 사망함에 따라 전면 휴교에 들어갔다.

친(親)중국계 신문인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사스 바이러스가 이미 13개 대학에 침투했다"며 "베이징대에서만 30여명이 격리 조치를 받았다"고 전했다.

홍콩 특구 정부는 이날부터 출국자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AFP통신은 "홍콩 보건당국이 1천5백여명의 출국자를 대상으로 이상 체온 여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보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체온이 38도가 넘는 사람은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하며 사스 감염자로 확인되면 출국이 금지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부터 입국자들도 이 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이 정상 등교함에 따라 등교 전 체온 측정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이 작성한 체온 측정 서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은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홍콩 당국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스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아홉 명의 사스 감염자가 발생했던 홍콩섬의 코웨이 맨션 아파트에서 최근 사스에 감염되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다섯 명이 잇따라 발견돼 약 1백여명의 집단 감염자가 발생한 아모이가든 아파트 사건이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인도 당국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여행한 32세 된 엔지니어가 첫 사스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WHO는 17일 현재 사스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31개국에서 각각 3천5백95명과 1백6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별 감염자 수는 중국(1천4백48명).홍콩(1천2백97명).캐나다(2백93명).미국(1백93명) 순이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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