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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의 호전기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오랜 경제침체에서 벗어나는 듯한 조짐이 일부 경제지표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중 설비용 기계수주가 4월이래 7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되었다는 것, 2월이래 내려가 기만하던 산업생산과 출하지수가 각각 「플러스」를 보였다는 것 등 이 약간의 밝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하반기에 경기가 상승하곤 하는 예년의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낙관적으로만 분석하기가 성급한 듯도 하다.
그러나 설비용기계수주가 10월 들어 전월보다 42·5%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적어도 기업의 위축된 투자심리가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사회불안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은 저 상될 수밖에 없었다.
수출 및 해외건설용역수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경기에의 파급효과가 미미했던 것은 여러 각도에서 해석하여야 한다.
경제규모의 확대로 수출 등에 의한 경기자극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내수경기를 동반해야만 전반적인 경기확산이 실현된다는 경기변동의「패턴」변화에 일인이 있다.
문제는 투자의 저조가 비단 경기침체를 심화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수출증대나 내수확대에 애로요인으로 작용하여 앞으로의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81년의 수출목표 2백5억「달러」달성은 그에 상응한 설비확충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데도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 물량공급의 한계로 인한 고통이 커지는 것이다.
내수기반 역시 취약하여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경제구조에 더하여 수출수요를 환기시킬 만한 설비능력마저 미약하다면 경제환경에의 적응력은 그만큼 감소될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내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 돌파구를 해외수요의 확대로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설비투자의 꾸준한 증가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로서는 경제발전단계를 촉진시키는 투자내용의 선택, 바꾸어 말하면 기술혁신·품질관리에 역점을 두는 투자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하반기부터 현재화한 설비투자의 호전을 계속시켜 나가는 동기부여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기업인의 투자의욕을 북돋우는 여건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경제정책이나 국민의식이 기업의 자유스러운 활동을 뒷받침하도록 올바른 기업관을 가져야 한다.
그 다음 재정·금융정책을 활용하여 조세제도를 탄력성 있게 운영함으로써 경제계가 건의하는 부가세율·소득세율의 인하조정, 금리의 인하 등을 포함한 적극적이고 실효 있는 대책을 펼쳐야 한다.
모처럼 수요자금융·건전 기업자금 등을 집행하여 경기회복에 일반을 사고 있으므로 통화증발을 동반하지 않는 기업원가부담의 경감이나 수요확대 책으로 여기서 한번 더 가 일편 한다면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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