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훈 민주사회당 준비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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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정권차원의 투쟁을 벌이지 않고 10년, 20년을 내다보며 겸허한 자세로 혁신정당을 키워 나가면 우리의 앞날은 어느 당보다 밝을 것이다.』
고정훈 민주사회당 창당준비위원장은『혁신정당의 육성·발전이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도『혁신에 대한 뿌리깊은 국민의 오도된 인식과 불안의 해소가 문제』라고 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사촌지간쯤으로 아는 사람이 있는데 말도 안됩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폐단을 고쳐 민주적 복지사회를 지향하려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일당독재를 획책하는 공산주의와는 물과 기름의 상극관계입니다.』
해방이후 민족분단의 비극 속에 형성된 우리의 정치사를 들이켜 보면 이같은「알레르기」반응은 당연한지 모른다. 「노이로제」에 가까운 피해의식이 혁신운동을 하는 사람들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
그러기에 창당의 취지·진로를 밝히는데 사뭇 조심스럽다.
『영국에서조차 사회주의가 생긴지 60여 년이 지나서야 연립정권에 참여했고 그후「맥도널드」정권의 탄생을 보게 됐지요. 군의 지지를 받는 지도자만이 국정을 담당할 수 있는 현실을 인정해 우선 과감한 정책대결을 펴 나갈 계획입니다.』
색안경을 끼고 혁신정당을 보는 국민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특정계층의 권익만 주장하는 폐단을 지양하고 당 운영도 「투명」한 조직활동을 원칙으로 하여 법이 「허용」하는 압력단체 등과「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해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사회당의 김 철씨 와는 서로를 잘 이해하는 동지이니 만큼 잘될 것으로 궁극적인 혁신세력의 합류에 낙관적이다.
육본 정보국차장 등을 거쳐 중령으로 예편한 고씨는 영자신문「코리아·리퍼블릭」지 편집국장·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4·19직후에는 민주혁신당 당수를 거쳐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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