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축구「스타」최순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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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차범근의 서독 행과 허정무의「네덜란드」진출, 그리고 김재한의 은퇴 등으로 올해 심각한 좌초의 위기에 빠졌던 축구 국가대표「팀」화랑이 돌연한「뉴·페이스」의 등장으로 회생의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는 것은 하나의 천우신조였다.
지난7월「유럽」「프로」축구의 강호인「포르투갈」「보아비스타·팀」이 방한, 화랑과 3차례의 친선 경기를 벌였을 때 국내축구「팬」들은 놀라움과 기쁨의 환성을 터뜨렸다.
185cm의 장신에다 불과 18세의 최연소 신진대표선수 최순호가「그라운드」에서 펼치는 묘기와 위력은 거의 예기치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적진 깊숙이 포진, 뛰어난 제공 력으로 득점과「찬스·메이킹」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이른바 「포스트·플레이어」로서 최순호는 긴 다리를 십분 활용하는 세밀한「테크닉」, 몸을 허공에 내던지며 날카롭게 쏘는 정확한「헤딩·슛」까지 터득, 화랑의 공격력에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
심기일전에 의기충천한 화랑은 이 여세로 지난9월「쿠웨이트」의 제7회「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북한에 2대1로 역전승하는 쾌거를 이룩하기에 이르렀다.
『저는 미숙한 화랑의 막내이기 때문에 아직 어떤 평가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는 이렇게 말하며 지난 1일부터「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아시아」청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했다.
금년 봄 청주상고를 나와 포철에 입단한 최순호는 아직도 소년 티의 앳된 얼굴을 붉히며 선배동료들의 노련한 뒷받침을 감사해 한다. <글=박군배 기자·사진="이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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