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성녀 「헬렌·켈러」 탄신 백주년 기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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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올해는 『기적의 성녀』라고 불리는 「헬렌·켈러」탄생 1백주년이 되는 해. 귀먹고, 눈멀고, 말 못하는 삼중의 신체장애를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하여 위대한 인간승리를 이룩한 그의 생애는 오늘날 세계의 신체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특히 오는 81년은 「유엔」이 제정한『장애인의 해』이기 때문에 세계의 신체장애자를 위해 생애를 마친 「헬렌·켈러」의 탄생 1백주년은 더욱 뜻이 깊다.
세계각국에서는 그의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음악제와 장애인들을 위한 각종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3일 하오 서울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한국농아복지회(회장 김기창)와 한국 시각장애인복지회(회장 이메리) 주최로 「헬렌·켈러」탄신 1백주년기념제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한국화단 최고의 거목이 된 김기창씨는 기념사(수화)를 통해 모든 신체장애인들이 용기와 희망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할 것을 당부했다.
시각장애인인 오은경양, 농아인 김형미양의 「피아노」연주와 국립 농아학교어린이 「밴드」부의 「도레미·송」연주 등도 있었다. 「헬렌·켈러」는 1880년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터스캠비아」의 농장주의 딸로 태어났다. 생후 19개월만에 성홍열로 시력과 청각을 잃어 외부세계와 완전히 고립된 삶을 맞게 되었다. 그의 진정한 삶은 그가 8살 되던 해에 만난 헌신적인 스승 「앤·맨스필드·설리번」을 만나고서부터 시작되었다.
제멋대로의 야성적인 생활을 해오던 「헬렌」을 버릇들이기부터 시작하여 글씨를 가르치고 익히는데 「설리번」선생은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드디어 20살에 「하버드」대학 「레드클리프·칼리지」에 입학, 「설리번」선생과의 피나는 노력 끝에 4년 뒤인 1904년 삼중고를 가진 신체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영예의 대학졸업생이 되었다.
1906년「매사추세츠」주 맹인구제위원이 된 그는 국립맹인도서관의 설립, 점자의 통일 등 빛나는 업적을 쌓았다. 이어 맹인사업협회를 조직, 맹인구제 모금운동과 강연을 위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돌아다녔다.
37년에 한국에도 왔던 그는 깊은 신앙심을 가져 자신의 일을 하나님의 사람의 실천이라 믿고 장애인들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자숙전 『암흑에서 나와서』등으로 31년 「템플」대 명예 문학박사, 「글래스고」대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68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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