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관리의 중요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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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수출 상품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품질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상품의 선호는 품질과 가격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25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나『기업이 자체 체질을 강화하고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품질향상과 생산성 향상이 크게 요청된다』고 지적, 기업의 품질관리에 대한 배가의 노력을 당부했다.
차제에 우리기업들은 새삼 품질관리의 의미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아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일본이 자동차·조선·제철·가전제품 할 것 없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기까지는 철저한 품질관리의 자기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이제 품질관리(QC)수준을 넘어서 QU(퀄리티·업」(품질향상)운동의 구호를 드높이 외치고 있다.
당초 구미 선진국에서 시작된 QC운동이 본궤도에 오르자 일본은 한단 계 더 나아가 재빨리 품질향상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적 품질 관리」의 창시자인「데밍」박사가 품질관리지도를 하기 위해 처음 일본에 왔던 1950년만 해도 일본제 상품은 싸구려 조악상품뿐이었다.
그러나「데밍」박사의 지도로 현장 우선주의에 입각, 철저한 품질관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기 30여년만에 일본의 공산품은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기에 이른 것이다.
품질관리란 기업 경영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쇠붙이를 깎는 말단 기능공에 이르기까지 전 사원이 다함께 참여하는 운동으로 인식되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일본보다 품질관리에 일찍 눈을 떴던 구미 여러나라에서 오히려 일본의 품질관리 기법을 역수입하고 있다는 것은「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미국 기업들은 이제 일본의 품질관리 전문가를 조치하기에 경쟁을 별일 형편이 되었다.
우리는 어떤가. 아직도 품질관리는 기업 경영진에서나 의식할만한 과제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출 상품이 제값을 못 받는 것도 품질 때문이다. 생산성 제고나 효율적 생산이 품질관리와 직결되는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 품질 관리운동은 적극적으로 확산되어야하겠다.
국제적 수출환경이 갈수록 경식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품질관리야말로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첩경이기도 하다.
신종상품으로 세계 시장을 압권하고 있는 일본제 VTR가 홍수처럼 도처에 범람하고 있으나 국제적인 무역마찰의 논쟁이 없다.
화란의「필립」사, 서독의「구룬디허」사제의 VTR가 있으나 미국에서 1백%, 영국에서85%, 서독에서 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일제VTR에 대해서만은 어떤 수입억제 조치도 없는 것이다.
그동안 공업 진흥청이 품질관리를 지도하고 일부 선진기업에서는 이미 품질관리에 힘쓰고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는 미흡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인식이 부족한 기업 측에서는 품질관리에 대한 토론·행정지도를『귀찮고 성가신 일』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고충담을 들어보면 품질관리가 토착화·체질화되기까지는 요원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수출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알찬 수출로 수출상품의 성가를 높이는 지름길은 품질관리에 달려있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
모든 기업들은 보다 주도적인 차원에서 능률적인 품질관리에 스스로 앞장서야 할 때이며 행정 당국도 이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황기일수록 품질 관리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며, 바로 일본은 그런 점에서 모범적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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