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4명이 하루평균 백만원 털어|검찰에 잡힌 조직치기배 11개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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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5일 검찰에 구속된 유영문 유재형 장영근과 지금은 손을 씻은 부산의 박모씨 등은 소매치기세계의 4대 거물로 통한다.
이들은 물론 각 조직의 두목들. 그 중에서도 유는 전과5범으로 검은 손들간에는 『대부』 『회장』으로 통하는 명실공히 제1인자.
유는 이재에도 밝아 아파트 3동과「폴크스바겐」승용차, 과수원2곳을 갖고 있으며 2명의 첩을 두고 방탕한 생활을 해왔다.
물론 『따기』 기술도 따를 자가 없다. 상의 안 호주머니에 든 지갑을 주인 몰래 꺼내 돈과 수표만 빼내고는 제자리에 갖다 놓을 정도다.
소매치기 1개조는 보통4명. 두목은 기술을 가진 일꾼 (사장)이고 3명은 바람잡이다. 바람잡이가 피해자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사이 일꾼이 훔쳐내는 것이다.
한조 4명의 하루 목표는 1백만원정. 거의 1백만원만 넘으면 『일과 끝』 이다.
분배는 일꾼(두목) 20만원, 바람잡이가 10만원씩 갖는 것이 불문율. 나머지는 대개 『야당』 몫·하루경비·죽은 공범 (검거된 소매치기)옥바라지·옥중 공범의 가족생계비등으로 각각 10만원씩 떼 놓는다.
그러나 『야당비』등은 두목의 전결사항으로 두목이 횡령할 때가 많지만 공범들에겐 불가침의 성역이다.
특히 두목중 유를 비롯한 거물들은 옥중의 공범이 없을 경우 일부러 경찰에 1명을 잡히도록 역 정보를 제공해 옥바라지 비용을 공제하는 악독한 수법을 쓰기도 했다고.
지난5월 「곽주문파」는 공범 3명이 경찰에 붙잡히자 1주일만 작업키로 결의, 1주 동안 2천만원을 털었다. 그들은 그중 8백만원을 잡힌 공범들의 변호사비용으로, 4백만원을 그 가족 생계비로 주고 나머지 8백만원을 갖고 강릉으로 단체 피서겸 피신을 다녀왔을 정도였다.
이들의 수법은 「안창다기」·「퍽치기」가 대부분이고 「굴레따기」·「빽따기」를 전문으로 하는 조직도 있다.
이들 중 「작대기파」는 고급 작대기 (만년필)· 꼬챙이(고급안경)만을 도맡아 3년 동안 4천3백여 만원 어치를 훔쳤다.
굴레따기는 추성파가 전문으로 금년여름 3개월간 여자목걸이만 훑어 하루 5백만원 어치의 금목걸이를 훔친 적도 있었으나 잦은 신문보도로 목걸이를 하고 다니는 부녀자가 줄어 일거리가 없어 한 동안 고민 (?) 했다는 것.
특히 「추성파」 두목 전추성은 일제 「혼다」 승용차 (싯가 1천2백만원)를 굴리며 호화「아파트」에서 생활해왔다.
치기배들은 고급「살롱」등 술집에서 하룻밤 1백만∼2백만원 어치씩 양주를 마시는 등 돈을 물쓰듯해 「호스티스」들은 이들을 벼락부자가 된 부동산업자로 알고 있었다.
이들은 별 (전과)이 평균 4∼5개씩이고 10개 짜리도 더러 있다.
이들에 대한 처벌규정이 약해 이들은 기껏해야1∼2년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 또 범행한다는 것. 두목급이 2∼3년, 공범들은·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나 77년쯤부터 조직이 다시 생겨난 것으로 밝혀졌다.
한 수사관은 전과10범인 김근석·장영근 등이 모두 30대로 평균 1∼2년에 한번씩 검거됐는데도 가중처벌이 안돼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했다. <권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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