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6m승강…고속 탄광 「엘리베이터」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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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 최장·최고속·최대인 탄광용「엘리베이터」가 국내기술진에 의해 제작돼 광부들의 안전과 석탄생산에 큰 몫을 하게 됐다.
강원도 함태 탄광 수직 갱에 설치된 3층「엘리베이터」권양기).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전자·전기·기계·금속 연구「팀」은 합동으로 지난 76년부터 함태 탄광의 지하2백m 이상되는 탄광개발을 위해 고속권양기 국산화에 착수, 만5년만인 지난 9월말 공사를 끝내고 시운전을 하고 있다.
이 권양기의 길이는 7백36m로 국내에서 가장 길며 속도도 초당8m로 초고속이라는 서울 「타워」「엘리베이터」의 2배에 달한다.
한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하중도 18t으로 국내최고.
함태 탄광은 수직 갱 공사는 총37억원이 투입됐는데 이중 권양기의 「모터」와 제어부분에만 10억원이 소요됐다.
이 권양기의 또 다른 특징은 「마이크로컴퓨터」로 통제되는 완전 전자식으로 조작이 간편하고 전원선이 3층「엘리베이터」에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아 안전도가 높다.
더욱 광부들이 경사진 갱을 통해서 심부 작업장까지 가야하는 불편이 없어져 안전교대가 이루어지게 됐다.
전에는 2시간30분씩 걸리면 교대시간도 절반 이하로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이 권양기가 일반 「엘리베이터」와 다른 점은 「엘리베이터」내부에는 조작이 불가능하고 외부의 운전원이 모든 것을 조작한다는 것.
작업량은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경우 하루 3천6백8t의 석탄과 1천4백50명의 광부를 실어 나를 수 있다.
또 각 작업장 입구에 1백%의 습도에도 견디는 8대의 TV「카메라」를 설치, 운전자가 폐쇄회로를 통해 각 갱도를 살피게 되어 있다.
각 갱도에 운반 차가 있으면 작업자는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내기만 하면 되며 이를 받은 운전자는 TV를 보면서 목적지를 정해주면 자동 운전된다.
운전대에는 「엘리베이터」의 상태를 알려주는 심도계·속도계·고장상태표지판·동작상태 표지판이 있어 한눈에 모든 상황을 그대로 나타낸다.
이러한 모든 조작은 「컴퓨터」에 「프로그램」화돼 수정조작이 극히 손쉽다.
운행「프로그램」을 바꾸고 싶으면 전자회로판을 빼내 새것을 끼워주면 끝난다.
권양기 제작을 총 지휘한 과학기술연구원 노홍조 박사(50)는 『그동안 설계에서부터 설치까지 일괄 도입하던 것을 국내 개발해 25%의 경비를 절감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하고 이와 같은 고속 권양기는 대부분 지하2백m이하의 심부 채탄을 하는 우리의 경우에는 상당히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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