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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파 낙선 부채질한|미의「모럴·머조리티」<도덕적 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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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9월10일「버지니아」주의「린치버그」시에 있는「토머스·로드」침례교회의 수요일 저녁 예배시간, 「제리·팔웰」목사가 3천9백여 신도들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미국에는 도덕주의자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에 변화를 가져오고 미국을 갱생시키기 위해 손에 손을 잡읍시다.』
「팔웰」목사는 도덕 재생운동을 거역하는 진보파는 정계에서 일소돼야 한다고 선언했다. 「팔웰」목사가 이끌고 있는「모럴·머조리티」(도덕적 다수)란 기독교 단체는「아이리니컬」하게도「도덕 정치」를 부르짖던「카터」를 공공연하게 공격했다. 또 상원에서만도 「마이크·그레이블」(알래스카주)·「조지·맥거번」(사우드다코타)·「프랭크·처치」(아이다호)·「존·컬버」(아이오와)·「버치·바이」(인디애나)·「게일로드·넬슨」(위스콘신)·「워런·맥너슨」(워싱턴)·「앨런·크랜스턴」(캘리포니아) 같은 민주당의 거물들이 과녁이 됐다.
이들 중 이번 총선에서「크랜스턴」의원만 당선됐을 뿐 나머지는 무서울이 만큼 모조리「학살」돼 모두 공화당 우익 보수파로 대체됐다.「카터」표밭이던 남부지방도 철저히 유린됐다.
「모럴·머조리티」는 남녀평등권 헌법 수정안(ERA조항)이나 낙태·동성연애·학교에서의 성교육 등 진보적 정책과 마약·호색춘화·「솔트」Ⅱ(제2단계 미소 전략무기 제한 협정)·국방비 삭감·교육성 신설 등을 철저하게 반대한다.
그들은 기업자유화·30% 감세안·균형예산·가정보호·공립학교에서의 기도에 찬성하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원한다.
이런 기준에서 벗어나는 민주당 진보파 정치인과 관리는 바로 그들의 공격 목표였다.
「팔웰」목사가 교회 합창단과 함께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했고 정강정책 결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이「레이건」의 정책과 같을 수밖에 없다.
70년대 후반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이른바「신우익 보수주의」의 기운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반전 운동과「워터게이트」사건, 그리고 경제력의 쇠퇴로 상징되는 정치적·경제적·군사적·도덕적 타락과 열세를 회복하여 미국인의「거듭남」과 미국의「재생」을 이룩해야 한다는 자각이다.
「카터」가「도덕」이란 기치를 높이 들고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보수세력 가운데도 성서의·복음을 그대로 구현하려는 정통파「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가장 우익적인 보수주의자들이다. 미국 내 6천5백만 복음주의 신자를 상대로 매주 TV설교를 하고 있는「마틴·마티」목사는 이를「신 기독교 우익」(뉴·크티스천·라이트) 이라고 부른다.
이 운동의 전위정치 조직이 동부에서는「모럴·머조리티」이며 서부에서「코널·도너」와「개리·자민」이 이끌고 있는「더·크리스천·보이스」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 재생을 부르짖는 첫번째 후보였던「카터」는 3년 전부터「신 기독교 우익」으로부터 낙제점을 받았다. 「카터」가 76년 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로 승리한데는 기독교인들의 힘이 켰었다. 그러나「카터」행정부와 민주당의회가 ERA지지와 낙태자유화 쪽으로 기울자 우익 보수파들은 등을 돌렸을 뿐만 아니라 「표 안 주기」운동과「자리 뺏기」운동을 조직적으로 펴기 시작했다.
78년 선거에서「딕·클라크」(아이오와) 와「토머스·매킨타이어」(뉴햄프셔)등 상원의원 2명을 낙선시켰고「얼라배마」주에선「폽·제임즈」를 주지사로 당선시켰다.
「신 기독교 우익」은 80년 총선에 대비하여 지난 79년1월「모럴·머조리티」를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팔웰」목사는「위싱턴」의「사우드·사이드」침례교회에서 보수파 후보들을 위해「선거운동 훈련 총회」를 열었던「폴·웨이리치」목사와 우익「로비」활동 단체「보수파 회의」의「하워드·필립스」, 그리고「종교 원탁 회의」의「애드·매카피어」같은 우익핵심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신 기독교 우익」에 속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모두 공화당원은 아니다. 당파를 초월하여 그들의 이념에 맞는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장이고 그것이「레이건」과 공화당의 정책과 맞아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 8월 종교 원탁회의가「댈라스」에서 열었던 국가 문제「브리핑」에는「레이건」만이 초대됐다.
이번 선거전에서「도덕적 다수」는「맨·투·맨」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파고 들었고「매스컴」을 통한 광고에 수백만「달러」를 풀었다. 또「기독교 소리」는 남부와 중북부 지방에「레이건」을 지지하는 선전물을 5백 만점이나 뿌렸다.
막대한 자금은 보수적인 실업인들과 일반인들로부터 모금되고 있다.「도덕적 다수」는 매달 평균 40만「달러」를 헌금 받고 있다.
여하튼 이번 총 선거에서 증명됐듯이 우익보수주의 물결은 앞으로 미국의 국내외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뉴욕=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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