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독서 감상문」최우수작…최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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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다음 글은 중앙일보·동양방송이 주최한 금년도 제7회「중앙독서감상문」모집에서 대학·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경선씨(23·부산시 남구 광안1동118의13)의 글이다. 대상 서적은「대니얼·벨」저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오세철 역·전생사간> 【편집자주】
현대의 사회과학자들은 대개 현대 사회의 분석을 기초로 하여 그 자연적 변화 방향을 역사적 특수 조건아래서 예측하는 동학적 사회분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미래사회의 자연적 변화방향을 수정 내지 촉진시키기 위해 사회 철학적 제시를 하는 사회과학자나 사회철학자는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대 특히 서구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현대의 한국 사회에 있어「대니얼·벨」은 큰 암시를 주는 사회과학자며 사회 철학자다.
이 글은 그의 후기 저작인『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을 고찰하려는 것이다.
우선「벨」은 이 책에서 그 분석대상을 자본주의 사회에 국한시키고 있고 특히 자신이 속하고있는 현대 미국 사회에 기초하여 많은 추론을 도출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비록 자본주의 체제일지라도 이제 막 산업사회 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개발 도상국이나, 역사적 문화적 전통이 다른「유럽」제국에「벨」의 논지가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한계를 내포한다.
다음으로「벨」은 동학적 사회 분석의 이론적 준거들을 체제간의 구조 문의 갈등을 강조한 사회 변동론에 두고 그 구조들로서는 경제·기술구조, 문화구조, 정치구조를 들고 있다. 이들 거시적 구조들간의 긴장·갈등이 사회번동의 원인이라고 한데서「벨」이 체제내 긴장을 중시한「윌버트·무쇠」의 이론에 접근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문화전파 이론이 구조간 갈등으로 인한 체제 변화이론을 포함하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즉 외부 문화-이때의 문화개념은 사회학적인 것으로「벨」이 의미한 것보다 더욱 포괄적 내용을 가진다-의 전파로 체제내용 구조들간의 기존관계가 파괴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회변동이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벨」은 제구조의 지배적 원리, 즉 기술·경제적 효율과 대중문화의 쾌락 지향성, 정치적 자유와 평등 등이 상호 대등한 세력을 가지게된 연유를 현대 산업사회의 발전경향에서 찾고 나아가 이들 원리들이 타협적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는 근거로서 공공철학에 기초한 재정사회학을 들고 있다.
국가 개입에 의한 제도화 과정을 통해 분리된 구조 영역들이 타협적으로 공존한다는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공동 사회적 윤리에 기초한 공공철학이 필요하다고 하여 그 내용을 나름대로 제시하여 주고 있다.
그러나 각 장에서「벨」이 보여준 분석범위, 분석력 특히 여느 사회 과학자와는 달리 예술 부문에의 깊은 통찰력은 현대 사회를 보는 그의 시각이 탁월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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