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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1학년생 전원 행정고시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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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에코세대가 다시 쓰는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을 쓴 전북대 공공인재학부 학생들.

전북대 공공인재학부 1학년생 주승현(20)씨는 올 여름 방학을 반납했다. 평일은 오전에 3~4시간 중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한뒤, 곧바로 학교 도서관에 나와 오후 9시까지 공부를 한다. 토·일요일도 오전 9시부터 등교해 오후 7~8시까지 공부한다. 주로 영어·역사 책과 씨름한다. 마음이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친구 5~6명과 그룹 스터디도 한다.

여름방학 때 토익·한국사 공부 열중

주씨는 “대학 들어 와 처음 맞이하는 방학이라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지만 지난달 1박2일 물놀이를 다녀온 것으로 끝냈다”며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1학년부터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빈틈없이 공부를 하자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주씨가 속한 공공인재학부 1학년생들이 ‘행정고시 무한도전 프로젝트’에 나섰다. 50여 명 전원이 내년 2월에 있는 5급 행정고시 1차 시험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학생들은 올 여름방학동안 면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시 1차 시험을 보려면 토익 700점 이상, 한국사능력시험 2급 이상을 따야만 한다. 10여 명의 학생들은 이미 이같은 조건을 취득했다. 아침 일찍부터 도서관에 나온 학생들은 한국사·토익 등 인터넷 동영상 강의도 듣는다. 모의 고사를 보면서 수시로 실력을 점검한다.

2학년생들 수업 내용 담은 책 펴내

학부장인 허강무(법학)교수는 “대학에 첫발을 내디딘 학생들에게 원대한 꿈을 심어주고,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고시 무한도전 프로젝트’를 제안했다”며 “하나 하나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앞으로 어떤 어려운 일도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하며 반신반의 하던 학생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적인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

공공인재학부 2학년생 20명은 올초에 『에코세대가 다시 쓰는 ‘정의란 무엇인가’』 책도 출간했다. 에코세대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메아리(에코)처럼 다시 2차 베이비 붐을 일으켰다는 뜻으로 1977~1997년에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다.

 이들 세대의 학생들이 지난해 2학기에 수강한 전공선택 과목 ‘법학개론’ 중에서 정의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 20개를 뽑아 묶었다. 법학을 처음 접하는 신입생의 시각으로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조사해 발표, 토론한 결과물이다.

학생들은 사형제 존폐론,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낙태여부 선택권, 존엄사 인정 문제, 군가산점제, 종교인에 대한 과세 등 ‘배려’와 ‘역차별’ 사이의 미묘한 문제들을 다양한 시각을 다루고 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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