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前고위간부에 SK서 1천만원 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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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SK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금융조사부(부장검사 李仁圭)는 16일 SK 측이 지난해 5월 당시 국세청 고위 간부였던 S씨에게 1천만원을 건넨 정황을 포착, 이 돈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SK 측이 지난해 10월 S씨의 딸 결혼식 때도 수백만원을 축의금으로 건넸으나 S씨가 되돌려 준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SK 측은 지난해 5월 S씨가 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출국할 당시 출장비조로 1천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SK글로벌의 문서보관소인 선혜원을 압수수색할 때 이남기(李南基)전 공정거래위원장과 S씨 등에게 건네진 금품 내역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SK 측의 자금이 두 사람에게 실제로 건네졌는지와 건네졌다면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씨는 "지난해 5월에 그런 돈을 받은 기억이 없다. 또 딸 결혼식 때는 축의금을 일절 받지 않았고 일부 받은 돈도 모두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S씨가 1천만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진 시점은 이남기 전 위원장이 SK 측에서 1만달러를 받은 때와 비슷한 시기여서 주목된다. 李전위원장은 지난해 5월과 8월 SK 구조조정본부로부터 2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는 SK텔레콤의 KT 지분 매입으로 공정위가 독과점 여부를 가리기 위해 기업 결합 심사를 진행하던 때였고,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에 따른 공정위의 조치가 마무리된 때였다.

한편 이인규 부장검사는 S씨의 돈 수수 부분과 관련,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대가성이 있는 큰 돈은 나오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조강수.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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