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따놓은 공사 취소될 우려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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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란」-「이라크」의 전쟁이 발발하자 한국의 해외 건설업계는 소스라치듯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미 6억「달러」짜리(한국업체와의 계약 고) 「이란」시장이 기약 없이 굳게 담겨져 있는 마당에「이라크」에서마저 전과로 한국진출인력의 활동이 중단했기 때문이다.「이라크」는 지난 76년부터 천혜의「검은 황금」을 본격적인 국민복지개발 사업에 투자하기 시각, 중동최대의 건설 특수국가인「사우디아라비아」에 버금 하는 활기를 띠던 곳이었다.
주「쿠웨이트」대사관의 건설 관 박규열씨는 올해「이라크」의 건설투자규모가 약 1백60억「달려」에 이르렀다며 이것은 2백50억「달러」인「사우디아라비아」의 3분의2에 육박하는 것이라고 했다.「이라크」건설「붐」의 원동력인 석유는 현재 일산 3백50만「배럴」수준으로서「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제2의 원유수출 대국의 위치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이라크」의 특수경기에 한국도 77년부터 참여, 항만축조(부두)공사·하수도 처리시설공사 및「빌딩」이 건립공사 등을 맡아 이미 5억「달러」어치의 건설공사를 수주했으며 내년까지는 10억「달러」규모로 늘어날 전망이었다.
현대건설은 이미 수주한 4개 공사가 전쟁으로 중단, 7백여명의 근로자들마저 귀국 조치시킴으로써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 1백만「달러」를 강화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대규모인 4억4천3백만「달러」짜리 의「제13부두 개발공사」가 전쟁으로 중단됐다. 그렇다하여 현지 건설관계자들이 반드시 낙담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박 건설 관은 현대나 삼성종합건설의 진행중이거나 예정된 공사들이 아주 중단되거나 혹은 취소될 우려는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박 건설 관의 이러한 진단은 업체관계자들의 의견과 일치했다. 상·하수도, 도로, 항만, 그리고「빌딩」·주택건설 등 토목·건축분야가 한국건설업체가 따낼 수 있는 표적.
한국의 한외교관은 『「이란」-「이라크」가 모두장기전을 고집하기 어려운 군사적 취약점을 안고 있으므로 전쟁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내년엔「이라크」엔 한국건설업 진출은 더욱 박차를·가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건설업 분야와는 달리 중동주재 한국상사들은 「팔레비」축출 후「이란」진출이 어려웠던 데다「이란」-「이라크」전쟁이 터져 더 큰 곤욕을 겪고있다. 「이란」에의 섬유류 재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쿠웨이트」주재 한국상사들은 요즈음「요르단」-「시리아」등 중동의 군소 국가들을 파고 들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한업체는 회교성지 순례기간(9월25일께부터 한달 간)에 순례자들에게 팔려고 국산담요 9만 여장(약2백만「달러」어치)을 준비했으나 전쟁통에 지금까지 순례자가 5천여명에 불과해 호경기를 놓쳤다.
「이라크」로부터 각국피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오던 지난달 27일「쿠웨이트」의 국경초소 「아부달리」에 있는 대여섯 곳의 구멍가게에서는 순례자가 아닌「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피난근로자들이 한국산 담요를 다투어 사가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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