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아의 '체지방 9%, 그까이꺼'] ⑥ 꿈은 야무지게, 머슬마니아 도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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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잘못 들였던 습관을 고치고 있다. 쪼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혼자 하면서 나도 모르게 내 멋대로 해왔는지, 내 자세에 문제가 많았다. 끝까지 일어서지 않고 바로 다음 횟수로 넘어간다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꺾는 경향이 있었다. 이국영 샘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따라하는 요즘은 순조로운 편이다. 매 끼니마다 식단 찍어서 샘한테 보내면 “탄수화물이 부족하다”, “식단 철저히” 간혹 “굿”이라고 피드백을 해준다. 매일 아침 눈뜬 직후·잠들기 직전 몸무게도 보고하니 마음이 해이해질 틈이 없다. 운동은 서킷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벤치프레스·렛풀다운·데드리프트·윗몸일으키기·점프런지를 각 20회씩 쉬지 않고 연달아 하는 식이다. 한 세트 안에 가슴·등·복근·하체 강화 운동을 알차게 담았다.
내가 대회를 나간다고 하니 이국영 샘이 대회 얘기도 많이 해준다. 샘은 스포맥스가 주최하는 ‘2013년도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세계대회 선발전’에서 모델부문 그랑프리에 빛나는 화려한 경력이 있다. 샘은 지인이 ‘머슬마니아 라스베이거스 대회’에 출전한 모습을 보고 세계 무대에 서고 싶어서 대회를 출전했다. 막상 나가보니 “몸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머슬마니아 대회’는 1991년부터 미국·영국·프랑스 등 전세계 22개국에서 열리니 그야말로 손 떨리는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다. 전국은 물론 전세계 몸짱들을 다 모아놓은 셈이다. 샘은 떨어지더라도 당당하게 하자고 마음 먹고 “나는 최고다”라며 자기 최면을 걸었다고 한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샘은 정말 최고가 됐다. 그랑프리 2 따봉.

대회 출전 당시 이국영 샘을 본 사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펜싱 선수 콘셉트가 정말 잘 어울렸다고. 나는 그동안 보디빌딩이나 피트니스 대회는 천 쪼가리 하나로 주요 부위만 아슬아슬하게 가리고는 온 근육에 힘 주는 게 끝인 줄 알았다.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대회’에서는 종목에 따라 수영복 외에도 클럽웨어·스포츠웨어 심사가 있어 각자 개성있는 콘셉트로 무대를 장식한다. 그야말로 선수들의 끼를 본다. 국내 대회를 주최하는 스포맥스 측은 ‘머슬마니아 대회’가 단발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피트니스·건강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단지 경력 쌓는 대회가 아니라 그 자체로 축제가 되는 셈이다. 피지크·모델·피규어·미스비키니·피트니스 등 6개 종목을 심사하는 위원만 31명에 달하는 것도 선수들의 역량을 뽐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이국영 샘과 손 잡은 박칼린 감독도 뮤지컬 ‘미스터 쇼’에 출연할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올해 5월 대회에 참관했다.

샘 말 들어보니 정말 재밌겠더라. 나는 내 분수에 맞게 쪼샘이 골라준 대회에 나갈 생각이었는데, ‘머슬마니아 대회’ 콘셉트에 반해버렸다. 경기도에서 열리는 비교적 적은 규모의 대회에 나갈 생각이었다. 경기도에서도 입상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 머슬마니아처럼 큰 대회 출전을 탐내도 될까? 오는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세계대회’에 출전할 국내 대표를 뽑는 선발전이 10월3일에 열린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샘은 “솔직히 힘들다”고 하지만 한번 욕심을 내볼까 한다. 여하튼 나는 몸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 기왕이면 큰 물에 발 한번 담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글=강선아 포토 코디네이터
영상=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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