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따라 뻗는 수도거주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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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부천·주안·안양 등 서울시계를 갓 벗어난 수도권 지역에서는 소형주택의 건축 및 거래가 비교적 활발하다.
이런 현상은 이들 지역이 택지값이 싸서 집값이 전반적으로 싼데다가 전철의 개통으로 시간상 수도권 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에서 직선거리로 20∼30km사이에 있는 부천·부평·주안·안양·군포·부곡은 물론 조금 멀리는 인천·수원 등도 전철의 개통으로 점차 수도권화 돼가고 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지역은 택지난으로 집값이 비싼 서울에 비해 아직 택지값이 싸서 지역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서울의 주택가에 비해 약 3분의 2 값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
이들 지역에 짓는 집들은 대지 30∼40평, 건평 20∼25평정도의 단독주택이나 건평 20평정도의 연립주택들.
집값은 단독주택이 보통 1천5백만∼2천만원, 연립주택은 1천1백만원 남짓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집을 지은 영세건물업자들이 융자나 전세 등을 알선하는 예가 많아 실입주자들은 집값보다 3백만∼5백만원을 제외한 돈만 있으면 우선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을 찾는 사람들은 집값이 싸면서도 서울권 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이 없는데다 공해 등으로부터 해방돼 공기 좋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밖에도 이들 지역은 서울에 비해 소비성향이 낮은데다 각종 세금도 싼 편이다.
그러나 서울에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들 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것은 전철 개통으로 수유리보다도 통근시간이 단축되는데다 정부의 학교평준화로 학교 차가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한편 최근에는 서울의 「아파트」를 팔아 그 돈으로 서울시계에 단독주택은 물론 차액으로 소형 승용차를 마련, 「마이카」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전철선을 따라서 수도권 「샐러리맨」 중심의 새 생활단지가 점차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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