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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태세 긴급점검…진인사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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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제목부터 따지고 드는 기분이군요. 정부하는 일을 감시하던 공격적 입장에서 이젠 감시받는 쪽이 되었군요, 하하하‥』
아직은 천 장관이라기보다 천 의원쪽이 훨씬 입에 익은 야당정치인. 부익부 빈익빈의 분배비리를 공격하고 산업·공업화가 던져준 생활환경의 파괴를 힐난하던 야당인이 민주복지국가 건설의 복지 부문을 맡았으니 장관으로서의 관과 구상이 여간 궁금한 것이 아니다.
『이발소·음식점·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일상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행정부서가 보사부입니다. 따라서 국민과의 사이에 마찰이나 오해, 위화감이 일어나기 쉬운 곳이라는 뜻도 되지요.』
그래서 국민생활에 혼란을 주는 조령모개식 정책변경은 앉겠다고 다짐한다. 취임 후의 첫 지시내용은 민원창구의 불친절과 부조리행위 근절. 작은 문제같지만 복지국가 건설은 관·민외 총화없이 이루어질 수 없고 총화를 저해하는 마찰요소가 바로 이런 곳에 있다는 지론이다.
『질병없고 실업자없는 완전복지사회, 이것이 어느 나라고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얼마만큼 좁히느냐에 힘쓰겠습니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자가 먹고살수 있는 노동기회의 부여와 사회·이웃들로부터 소외된 활동무능력자들의 생계가 유지되는 사회보장부터 정착시키겠다고 힘준다.
-흔히들 정치는 술수라는데…정치하는 동안 터득한 철학을 행정에 원용하신다면….
『정치도 솔직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서도 속이거나 숨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쁜데가 있으면 고치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지적을 받아야지요.』 그러면서 지금껏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잘 믿어주는걸 보면 약고 간사한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이어 시각3년에 적자위험선에 이른 의료보험 재정문제에 이르자 『장· 단기대책을 세우도록 이미 지시했습니다. 재정문제 뿐 아니라 그간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여러가지 문제점도 하나하나 시정하겠습니다』고 시원시원히 말한다.
재임중에 후진성 질병인 결핵과 나병만은 깨끗이 퇴치하겠다는 천 장관은 요즘 수인성 질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듯.
전국 2백14개 보건소에 설사병「센터」를 설치하는 등 방역태세점검에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러나 항상 진인사후 대천명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글 고정웅 기자
그림 박기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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