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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주민 서비스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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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사인 이강익(40·포항시 남구 이동)씨는 요즘 퇴근 시간마다 운동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헬스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거쳐 런닝머신에서 30분쯤 달리면 땀이 쏟아지면서 생기가 돋는 것을 느낀다.

李씨가 운동하는 곳은 경주 위덕대가 이달 초 예·체능관에 문을 연 건강복지증진센터. 최신 운동기구와 검사장비 등을 갖춘 1백35평 규모의 이 센터를 이용하면서 돈 걱정도 안 한다. 학교 측이 학생·교직원은 물론, 인근 주민까지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기 때문이다.

李씨는 “대학이 헬스장을 무료로 개방해 인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지역주민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무료 헬스장·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가 하면 주민축제를 여는 등 주민과의 교류 폭을 한껏 넓히고 있다. 학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다.

◇첨단 복지시설 서비스=위덕대 건강복지증진센터는 문을 열자마자 인근 경주·포항 주민 12명이 등록했고, 갈수록 이용주민이 늘고 있다. 학교측은 사회체육학부 교수 등 전문가를 배치해 설문조사·체격 및 신체구성검사·기초체력검사 등을 거쳐 본인에게 맞는 운동처방도 해주고 있다.

충남 당진군의 신성대도 1백20억원을 들여 최근 문을 연 체육관 ‘태촌아카데미홀’을 싼 이용료로 주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연면적 2천3백여평인 이 체육관은 3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경기장과 수영장(5레인)·에어로빅실·체력단련실·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대학의 좋은 점을 홍보하고 지역의 체육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개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는 2001년부터 교내에 물리치료실(사랑의 나눔터)을 운영,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학교측은 하루 15명 이상 찾는 물리치료실에 전공교수와 실습·봉사 학생을 배치, 주민들을 맞고 있다.

또 치위생과·임상병리과·미용과 등 15개 학과 교수·학생들이 한 달에 서너 차례씩 대구시내 10개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전남대가 1백대의 컴퓨터를 갖춘 정보전산원실습실을 개방하고 있으며, 부산 동명정보대는 매월 한 차례 주민 3백명을 초청해 컴퓨터 특강을 하고 있다.

동명정보대 김종열 홍보팀장은 “전국 유일의 4년제 정보화 특성대학의 장점을 살려 주민들과 정보화 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특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도서관·교양강좌도 개방=도서관을 개방하고 시민강좌를 여는 대학도 잇따르고 있다.

전북대는 올들어, 전주 한일장신대는 지난해부터 도서관 회원제를 도입해 등록만 하면 누구에게나 책 세 권까지 빌려주고 있다.

목포대도 열린도서관을 표방, 주민들에게 자료대출 및 복사서비스를 해주고 있고, 영남대와 전남대는 각각 보증금 2만원, 5만원을 내면 도서대출 등이 가능한 열람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시중보다 훨씬 싼 교양강좌 등을 개설하는 대학도 많다.

경북대는 시중의 절반 수준 수강료로 외국어교육원과 수지침·댄스스포츠 등의 일반강좌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매월 1천2백여명을 모집하는 일반강좌 수강생의 대부분은 일반 시민이고, 외국어교육원도 수강생(2천5백명) 중 15∼20%를 일반 시민이 차지하고 있다.

경북대 관계자는 “주민들이 학교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져야 신입생 유치가 원활하고 학교 이미지도 개선되는 만큼 앞으로 지역 주민을 위한 서비스 개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위한 축제도 연다=영남대는 최근 인근 주민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벚꽃 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85만평의 캠퍼스에 벚꽃단지가 조성돼 있어 꽃이 필 무렵 주민들이 즐겨 찾자 매년 주민축제를 열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케스트라공연·댄스공연·시화전 등도 선보였다.

영남대는 또 캠퍼스를 초·중·고교의 소풍장소로 개방, 지난해 2만여명이 교내 박물관·민속원·동식물 표본실·서당 등에서 체험학습을 했다.

광주대는 오는 25일 광주공원에서 시내노인 3천여명을 초청해 ‘효 한마당’행사를 연다. 총학생회가 소비적인 축제를 열지 않겠다고 해 총학생회와 공동으로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다.

동명정보대도 지난달 말 이웃주민 5백여명을 초청해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황선윤·천창환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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