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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모바일 결제 … 은행의 양면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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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국내 최다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모바일 송금·결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인 알리페이도 국내 법에 따라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로 등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사들은 카카오와 제휴해 안정적인 소비자 확보에 나서면서 독자적으로 개발해 운영 중인 전자지갑 단속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 등록자 수는 올해 4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용 건수도 인터넷뱅킹의 43%까지 확대됐다. 카드 등을 활용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3조1930억원으로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10조5830억원)의 30%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2분기) 대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4% 증가했는데 모바일을 통한 거래액은 136.9% 늘었다. 모바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고객들의 발걸음에 맞춰 금융사·IT업체의 선점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톡의 소액 송금·결제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뱅카)’는 국내 14개 은행과 손을 잡았다. 우리·국민·신한·SC·외환·부산·농협·수협·씨티·대구·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등이다. 가상의 지갑을 만들어놓고 이용자끼리 한 번에 최대 10만원까지 이체할 수 있고, 하루 50만원까지 충전이 가능한 서비스다.

 다른 시중은행들과 달리 하나은행은 이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나 프로세스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우선은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 중인 전자지갑 개편에 좀 더 힘을 쏟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이 2012년에 내놓은 ‘하나N월렛’은 뱅카가 제공하려는 서비스와 비슷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가상화폐 ‘캐시넛’을 충전해 송금하거나 결제를 한다. 가상계좌에 현금을 충전해서 쓰는 방식이기 때문에 하나·외환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된다. 최근엔 ‘GS리테일과 제휴를 맺어 결제 가능한 가맹점을 확대했다. 엔월렛을 다운만 받아도 적금 등에 우대금리를 얹어 주기도 한다.

 하나은행은 한편으로 중국의 알리페이와 손을 잡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위안화를 충전한 뒤 한국 가맹점에서 이용하면 하나은행이 원화나 달러로 바꿔 지급하는 식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알리페이가 국내에 본격 진출하면 파트너십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직불 결제가 가능한 ‘마이 신한 페이’를 출시했다. KT와 함께 운영 중인 전자지갑 ‘주머니(Zoomoney)’도 운영하고 있다.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뒤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면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다. IBK기업은행도 전자지갑 앱 ‘IBK ONE머니’를 개편하고 있다.

 빠르고 간편하게 이용하길 원하는 모바일 이용자의 성향에 맞는 앱들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은행권 앱 중 가장 적은 용량으로 설치와 업데이트가 가능한 ‘뉴(New) 원터치 스마트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초 화면도 조회·이체·출금 등 가장 많이 쓰는 뱅킹 거래와 금융센터로 분리했다.

 카드업계도 우선은 카카오와의 공존을 택했다. 카카오는 KB국민·하나SK 등 국내 9개 신용카드사와 제휴해 이르면 다음달 중에 ‘카카오 간편결제(가칭)’ 서비스를 시작한다. 공인인증서 대신 LG CNS가 개발한 보안인증 수단 ‘엠페이’를 적용하고 홈쇼핑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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