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페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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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956년 8월의 어느 날 「런던」에 있는 국립의학연구소에서「인플루엔저」균을 연구하고 있던 「알리크·아이자크스」박사는 우연히도 「잔·린덴만」과 차 한잔을 나누게 되었다.
「린덴만」은 바로 한달 전에「스위스」에서 온 식품미생물 학자였다.
둘은 잡담을 하던 중에 세균방해라는 현상에 서로 깊은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세균방해란 한 종류의 세균성질병에 결린 환자는 동시에 또 다른 세균성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느냐? 두 박사는 이 문제를 같이 풀어 나가기로 했다.
그 다음해 이른봄에 그들은 드디어 이 수수께끼를 풀었다 .그 해답이 바로「인더페론」이다.
INTERFERON은, INTERFERENCE(방해, 간섭)에 ON이란 접미사를 붙여 만든 혼성어다. 그 명명 자도 바로 「린덴만」박사였다.
이것이 특히 유방암을 비롯한 네 가지 암 퇴치에 놀라운 효과를 거둔다는 게 그 동안의, 임상실험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암 특효약이라고 들뜨기에는 아직은 너무도 많은『만약에』에『할지도 모른다』와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전제가 붙어 있다.
「위스콘신」대학의 「보든」박사는『일반 병원에서 대량으로 투약하기까지엔 아직 2%밖에 길을 닦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인터페론」이 너무나도 비싸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인터페론」을 인공배양하고 있는 곳은 「헬싱키」의 중앙공중위생연구소 안에 있는「카리·칸텔」박사의 연구실이다.
지난 72년에「스탠퍼드」대학의 「메리간」박사는 「바이러스」성 감기에도 특효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때 쓴 「인터페론」도 「헬싱키」에서 산 것이다. 그 때 값은 한 두 방울 값이 7백「달러」.
비쌀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의 피 4만5천「리터」에서 겨우 4백「밀리그램」의 「인터페론」밖에 생기지 않는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계산에 따르면 1「파운드」의 「인터페론」은 1백억「달러」이상이 된다.
더욱이 사람의 병에 맞는 「인터페론」은 꼭 사람의 피로 만든 것이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도 이 달 말부터는 「인터페론」을 만들어내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경희대 암 「센터」에서는 이를 우선 80명의 암 환자들에게 30회씩 시험 투약한다고 한다.
이를 위한 피 값만도 1인당 30회분이 6백 만원이나 된다. 그래도 싼 편이다. 미국에서 하루치 약값이 l백50「달러」요 본격적인 치료를 받으려면 3만「달러」이상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의 제약업계는「인터페론」의 양산을 위한 연구에 수백 억을 투입하고 있다. 이게 결실 할 때까지는 성급하게 반길 일이 못된다.
그런지도 10년. 아직도 신통한 소식은 없다. 그러니 보통 환자에게는 아직은 그림의 떡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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