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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학 투자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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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20」 발전설비 및 자동차 투자조정은 산업정책의 큰 방향전환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투자조정은 비단 자동차·발전설비·건설중장비에 국한시켰으나 앞으로 중전기·전자교환기·「엔진」등에도 확산될 전망. 정부 주도에 의한 중화학의 구획정리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번 조정은 경쟁원리보다 규모의 경제를 중시한 것이 특징이다. 작년 5월25일 정부가 발표한 발전설비 일원화 계획은 완전히 백지화된 셈이다.
이번 투자조정은 자동차와 발전설비가 대상이 되었는데 2가지 업종을 현대 「그룹」과 대우「그룹」이 모두 갖고 있었다.
따라서 「그룹」별로 갖고있는 중공업을 업종별로 재 구획하여 자동차는 현대에 발전설비는 대자에 각각 넘겨준 것이다.
우선 자동차는 화물차 등 특수차량의 기아산업과 승용차의 현대자동차로 전문화하여 키우기로 했다.
현대는 대우「그룹」의 새한자동차와 기아산업의 승용차 부문을 모두 흡수하여 승용차를 독점 생산케 된다. 승용차 생산을 분산시켜 어느 회사도 정상경영을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한 회사로 묶어 경제단위를 만들어 주자는 의도다.
발전설비는 중복·과잉투자가 많아 일단 일원화 체제를 시도했다가 이젠 아예 대우로 일원화시켜 버린 것이다.
따라서 대우는 이미 갖고있는 옥포종합기계단지 뿐 아니라 현대양행 분까지 모두 차지하게됐다.
앞으로 계속 규모가 커질 국내 발전시설시장을 거의 독점할 수 있게는 됐으나 빚더미의 현대양행 등도 함께 떠맡아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4∼5년 간은 상당히 고생해야 할 것이다.
대우는 현대양행 통합으로 건설중장비 국내 제1위 「메이커」를 흡수하는 부수 이익도 누리게 됐다.
투자조정과정에서 선택에 우선권이 주어진 현대 측이 왜 자동차를 택했는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발전설비의 토목공사는 가득률이 30%로 높아 건설업계의 지대한 관심거리인데 일반건설업체에 참여의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를 예상하고「현대」가 자동차를 손쉽게 택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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