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민병석|<카톨릭 의대 강남성모 병원 내과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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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름 전에 작업·운동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리게되면 갈증을 느껴 수분, 또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많은 땀의 배출로 인체가 갈증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런 생리현상이지만 질병으로 인해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출혈·당뇨병·요붕증·갑상선기능 합진증·심장병 환자에서도 갈증현상이 나타난다.
사람은 뇌의 중심부인 친상하부에 갈증중추가 있으며 갈증중추는 혈액의 농도와 양에 따라 자극을 받게 된다. 혈액의 농도는 주로 물과 소금의 비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짠 음식을 먹었을 때 혈액의 농도가 높아져 갈증을 느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가 바닷물을 마실 수 없는 것도 바닷물이 혈액보다 3배 이상의 소금을 함유하고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약 5ℓ의 혈액과 30ℓ의 체액을 갖고있는데 출혈이나 탈수로 혈액 량이 줄어들면 혈액의 농도는 그대로 있어도 갈증을 느끼게 된다. 위궤양 또는 간 궤양으로 내출혈이 있을 때가 이런 경우로 혈압도 떨어지지만 혈액량 감소가 갈증중추를 자극하게 된다.
갈증을 느끼는 대표적인 병이 당뇨병이다. 특히「인슐린」을 맞던 환자가 이를 중단한다든가 또는 폐렴과 같은 감염증에 걸리면 당뇨는 급격히 악화되어 탈수현상을 가져오고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포도당이 들어있지 않은 생리적 식염수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한다.
갑상선 기능합진증 환자가 더위를 더 탄다는 것은 이미 얘기했지만 특히 여름철에는 땀의 배출이 많아 이런 환자들이 갈증을 심하게 느낀다.
소변으로 수분을 많이 배설하는 몇 가지 병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요붕증이다.
신장의 사구체는 1일 약 1백50ℓ의 혈장을 걸러내지만 실제로 소변으로 내보내는 것은 1·5ℓ뿐으로 99%는 재 흡수된다.
그런데 친상하부에서 생성되는 항이뇨「호르몬」에 어떤 이상이 생기면 재 흡수가 잘 안 돼 1일 6∼10ℓ의 소변을 배출케 되어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심장병을 앓았던 사람 중에는 때때로 소변을 3, 4ℓ이상 배설하여 갈증을 느끼는 수도 있고 급성 신장병의 경우에도 많은 소변을 배설하는 수가 있다.
드물게는 부갑상선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는 환자가 신석증과 더불어 많은 소변을 배설하는 경우도 있다.
병적인 것은 아니나 여름철 「알코올」의 흡수로 갈증을 느끼는 수가 있다. 땀을 흘리고 나서 맥주를 많이 마시게되면 이뇨제인 「알코올」의 작용으로 소변이 늘어나 탈수가 더욱 심화되고 갈증을 느낀다. 목이 말라 맥주를 마실 때는 소금이나 짭짤한 안주를 곁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끝으로 병원에 찾아오는 많은 환자들이 갈증을 호소하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신경성이다.
급성 또는 만성으로 신경의 불안이 계속되면 직접 갈증중추를 자극하여 목이 마르게 된다. 우리가 몹시 놀라거나 흥분했던 직후 물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한 신경성 갈증에서는 요붕증과의 감별이 어려울 때도 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집필하는「암」을 30여 회에 걸쳐 연재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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