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압도하는 「뉴욕」미술품 경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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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월말로 「시즌」이 끝난 「뉴욕」미술품 경매시장의 총 거래액이 3억「달러」를 돌파해 사상처음으로 「런던」경매시장을 압도함으로써 예술품도 돈을 따라 미국으로 몰리고 있는 사태를 그대로 드러냈다.
올해 「뉴욕」미술품시장의 특징은 유명화가의 그림 한 폭이 무려 수백만 「달러」로 거래되는 등 천정부지의 가격을 형성했고, 1929년 대공황기처럼 투매현상까지 일어나 예술품의 소장이「인플래이션」시대의 가장 안전한 투자방편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화랑의 일반 거래가 한산한 대신 몇몇 전문 경매장이 총 거래액의 반이상을 차지해 시장구조에 변화가 일어났고 「텍사스」주의 석유재벌과 일본부호들의 예술품 시장진출이 두드러진 점도 크게 주목되고 있다.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품경매장은 「소더비」와 「그리스티즈」다.「소더비」가 9천4O만「달러」,「크리스티즈」가 5천7백50만「달러」로 두 경매장의 거래액만도 1억4천7백90만「달러」에 이르러 작년 「시즌」 미국시장 거래액의 2배를 넘었다.
유명화가들의 작품이 나올때마다 경매장은 불꽃튀는 투매가 벌어졌다.
영국미술가 「터너」의「줄리엣」과 그녀의 간호원』은 경매사상 최고액인 6백40만「달러」에 낙찰됐다.
「소더비」측이 「베니스」의 「세인트·마크」광장에서 벌어진 폭죽놀이를 그린 이 그림을 내놓자 마자 5영의 응찰자들은 앞을 다루어 1백만「달러」를 홋가했고 5분49초후에는 「런던」에서 국제전화통에 매달린「텍사스」의 부호와 「아르헨티나」의 백만장자가 5백달러를 불렀다. 결국「아르헨티나」 의 백만장자미망인 「아말리아·포타바트」가 6백4O만 달러」로 입수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반·고호」의 『「알르」시의 공원』이 5백20만「달러」에 팔렸고, 「세잔」 의『푸른 「셔츠」를 입은 농부』는 3백90만「달러」에 경매되었으며 일본화상「야마모또· 스즈무」는 「피카소」의 『팔짬을 끼고 앉아있는「아크로바트」』를 3백만「달러」에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많은 미술품박물관들이 자기 소장품이외에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대가들의 유명작품을 수집해 전시하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상품으로서의 미술품을 취급하는 경매장의 떠들썩한 분위기가 일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다가 「매스컴」의 극성은 경매장의 인기를 날로 높여주고 있다.<뉴욕=김재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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