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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태고의 신비를 담은 종유석·석순…삼복중에도 굴속엔 영기가<울진 성유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발 밑에서 넘실거리는 창파가 기암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지며 물보라를 이루는 동해안을 뒤로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끼고 오르기 20여분.
깎아지른 절벽 위에는 옥수가 흐르고 이끼같이 돋아난 측백나무들이 천년수령을 자랑하며 병풍처럼 둘러졌다.
절벽 밑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입구가 겨우 lm정도인 좁은 굴에 당도한다.
기다시피 허리를 굽혀 3m가량을 지나면 이내 5백여평의 넓은 광장이 나타나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감을 갖게한다.
천장·벽·바닥은 세월에 깎이고 쌓인 성유석·성유 등으로 태고의 신비가 가득 어려있다.
○…석회암으로 이뤄진 성유석이 2억5천만년을 지나는 동안 물방울에 녹으면서 이뤄진 자연의 최대 걸작 조각품인 성유굴.
지금도 쉴새없이 석순·종유석이 자라고 있는 굴 안은 황금색·은회색·보라 빛 등 기기묘묘한 현상들이 한데 어울려 「지하금강」을 이뤘다.
요정들만이 모여 사는 지하궁전이 여길까?
○…신라31대 곤문왕의 아들 보천태자가 이곳에 머무르며 득도했다는 성유굴은 곳곳에 크고 작은 연못과 들쭉날쭉한 괴석으로 숲을 이룬 채 남북으로 4백72m에 뻗쳐있다.
굴저쪽은 평해 부근 30리까지 이른다고 하나 그 모습 알 수 없어 안타깝고 작은 연못은 굴 앞 왕피천과 연해있어 송사리 떼가 한가히 노닐고 있다.
태고의 신비앞에 탈속의 오묘함을 느끼노라면 어느새 연중 14도의 냉기 어린 물방울에 잦어든 몸이 으스스 떨려온다.

<성류굴메모>
▲위치I경북울진군근남면구산리▲주위환경=불영계곡· 백암온천 등이 인접▲교통=삼보·강릉행고속「버스」를 타고 간 후 다시 울진행 직행 「버스」를 이용▲숙박시설 민박·여관.
사진 최 재 영
글 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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