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정화위에의 학생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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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보위의 사회악제거특별조직과 합께 학원 안의 각종 부조리에 대해서도 「메스」가 가해지게 되었다.
학교·학년·학급 등 3단계 정화추진위를 구성, 폭력이나 공갈을 일삼아온 불량학생을 추방하고 교사들의 부조리를 제거하라는 지시가 문교부를 통해 전국의 각급 학교에 내려진 것이다.
새로운 질서를 여는 정지작업으로 갖가지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한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터에 학원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으며, 특히 교육풍토의 정화가 국가의 밝은 장래를 약속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적절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교육계의 비리가 사회 문제화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다수 교직자들이 박봉 등 처우상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양식과 사명감에 따라 교사로서의 본분을 지켜온 반면, 개중에는 학생절도에 있어 정실개입·금전수수 등 불미스런 경우도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성장기청소년들의 비행이 그간 격증한 것은 물론 전반적인 사회분위기의 혼탁과 가정환경 탓이기는 하지만, 일부교사들의 이러한 본분일탈에도 적잖은 원인이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더욱이 지금 이 시점은 국보위의 결단에 따라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과열과외를 추방하기 위한 대대적인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때다.
사회정화의 차원이 아니더라도 모처럼 시작된「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기 위해서 교육계 일부의 숙정작업은 불가피했던 것이다.
손상된 교육을 바로잡고 학교가 교육의장으로서 본연의 자리를 찾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그 주체인 교사들의 책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교사들이 금전이나 정실에 좌우되는 풍토아래서 교육의 정상적 발전을 바란다는 것은 연목구어 격이기 때문이다.
교육계의 부조리는 자라나는 2세들을 오염시켜 먼 훗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권력형 부정부패나 공직자의 비위 못지 않게 그 척결은 중대한 뜻을 지니게 된다.
이번 학원의 풍토를 밝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정화위의 설치취지에 대해 우리가 원칙적으로 찬의를 표시하고 환영하는 이유도 바로 그 점에 있다.
학교별정화위의 위원은▲불량배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학부모 ▲존경받는 지역주민▲신망 있는 교원▲모범학생 등으로 구성키로 되어있다.
그리고 불량학생 가운데 도저히 정화시킬 수 없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학교 안에서 선전키로 처리방침을 정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학교정화위를 설치한 보다 중요한 목적이 교육풍토개선에 있음을 보여주는 측면이라 하겠다.
교직자 내부문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다름 아닌 교사들 자신이다. 교사사회의 정화는 일률적으로 정화위를 통해서 하기보다는 먼저 학교책임자의 양식에 맡겨 보는 것이 순리일 것 같다.
우리는 이 기회에 국가발전과 사회정화를 위한 선결조건으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모든 교직자들이 밝고 깨끗한 학원풍토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줄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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