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는 공산국가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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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모스크바·올림픽」대회의 「마스코트」인 아기 곰의 그림을 넣어 시판하는 상품들이 최근 들어 그 인기가 급상승, 기념품 가게는 물론 음식점, 심지어 쓰레기차에까지 아기곰의 기념 「스탬프」가 온통 뒤덮여 있을 정도며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소련당국이 노린 당초의 효과를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
공산주의자들도 돈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아기곰 「미샤」의 그림이 붙은 각종 물건은 터무니없는 값을 받기 일쑤이고 여기에 곁들여 소련별이 위에 걸린 탑과 오륜「마크」 도 한몫을 단단히 해 「모스크바」시은 물론 서방관광객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사고있다.
「모스크바」의 「소비에츠카야·로시야」지는 「미샤」「스탬프」만 찍어 저질상품을 마구 만들어내는 국영기업체의 처사를 성토하는가 하면 시민들의 볼멘 항의가 여기저기에 빗발치고 있다.
진짜 곰털가죽으로 만든「미샤」인형은 1개에 1백「달러」로 소련인들의 평균월급의 거의 반에 육박하고 있으며 3「달러」나가는 조그만 도자기 「미샤」인형에 이르기까지 그「모델」은 적어도 7가지나 된다.
가장 인기있는 것은 손목시계이며 포도주 병은 물론 「파자마」에도 「미샤」그림이 들었을 정도다.
검은 옻칠을 한 4.50 「달러」짜리 쟁반에도 「미샤」그림을 그려 4배 이상 비싼 20「달러」에 파는가하면 「카메라」·고급「라디오」등 사치품은 보통 것보다 5∼10%가 더 비싸다.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미샤」그림을 남발하고 있다는 일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소련은 2억5천∼3억「달러」로 공식 추계되는 「올림픽」경비를 뽑아야 할 입장이라서 이것저것 체면을 가릴 여지가 없는지도 모른다. 【모스크바=로이터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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