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영점"음식점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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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염병과 식중독의 사신(사신)이 극성을 부리는 복중충-.
대중음식점을 비롯한 식품접객업소의 허술한 보건관리, 업주들의 무딘 위생관념, 그리고 보건당국의 겉치레 감시로 한여름철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식품접객업소에서 음식물을 취급하는 주방이나 식기ㆍ도마ㆍ행주ㆍ음식물 보관 장소는 관리가 조금만 허술해도 각종 병균이 활동하기 쉬운 곳. 그러나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내부장식등 외형적인 시설에만 치중하는가하면 유통과정에서부터 변질된 생선등을 재탕ㆍ삼탕까지하는 경우도 있다. <관계기사 5면> [불결한 주방] 15일 낮12시30분 손님들로 붐비는 서울양동 C음식점 주방.
「스테인레스」「싱크」조리대가 갖추어져있으나 아예 주방바닥에 큰 함지박을 놓고 밀려들어오는 빈밥그릇ㆍ반찬그릇ㆍ숟가락ㆍ젓가락을 한꺼번에 쓸어 넣고 씻고 있었다. 그나마 물은 갈지 않아 시꺼먼 색깔을 띠고 있었으며 이구 정물에 그릇들을 건성으로 한두번 헹구는 정도였다.
같은 동네의 G음식점은 주방한쪽에 음식찌꺼기통을 세워놓아 악취와 함께 파리떼가 모여들어 윙윙거리고 있었다. 주방밑바닥은 배수가 재대로 안되어 질퍽한 가운데 종업원들은 장화를 신고 일하고 있었다.
[식기ㆍ도마ㆍ행주] 서울 인의동S음식점은 큰 대야에 세탁물용「하이타이」를 풀어놓고 식기ㆍ행주를 함께 씻고 있었다. 조리한 뒤의 도마도 거품이 부글부글 이는 이물을 한바가지씩 떠 닦아내고 있었다. 손님들이『음식담는 그릇을「하이타이」로 씻으면 어떡하느냐』 고 항의했으나 여주인은 『대중음식점에서 일일이 그릇을 끓일수 있느냐』며 대수롭쟎게 말했다.
음식찌꺼기가 묻은 그릇을 닦는 「스펀지」행주는 밥찌꺼기ㆍ고춧가루등이 뒤범벅된채였다. 주방의 한 여종업원은『미처 햇볕에 말릴 시간이 없어 일과후에 한번 빨아만 놓는다』 고 했다.
[재탕ㆍ삼탕] 1동A해장국전문집은 먹다 남은 족탕의 뼈다귀를 해장국에 넣고 손님상에 올랐던 생선머리ㆍ뼈다귀를 매운탕에 넣었다가 얼마전 손님의 고발로 영업정지를 당했다. 또 인근의 H다방은 얼음을 아낀다고 냉「코피」나「칼피스」에 넣었던 얼음을 모아 냉장고에 두고 다시 쓰다가 역시 손님의 항의로 위생감사를 받기도 했다.
[생선] 여름철에 가장보관이 어려운 음식은 생선. 신선도유지를 위해 냉동 「케이스」에 넣어두지만 전기를 아끼려고 냉동「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는 바람에 오히려 쉽게 상한다는것.
가정주부 박찬희씨(53)는 얼마전 냉동생신을 사왔는데 조리를 하려다보니 이미 속이 썩어있어 항의하자『계속 냉동을 안해 그렇다』며 바꾸어 주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하로 냉동시켰다가 냉동 「스위치」를 끄는 순간 온도가 올라가며 감염「비브리오」균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 진다며 이런 생선을 먹었을 경우 바로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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